"이거 하면 매출에 의미가 있을까요?"
이 문장은 얼마 전 내가 내 입으로 직접 했던 말이다. 나도 내가 '매출'에 이렇게 집착하며 마케팅 = 매출을 연계하는 마케팅을 전개하는 마케터가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 했는데 말이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난 마케터의 목표가 매출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었고 그것은 아직도 유효한 생각이다. 다행히 지금 회사에선 매출이 아닌 다른 것들이 kpi로 잡혀 있어서 그 점에 있어 큰 안도감을 가지긴 하지만 나는 아직도 마케팅이 매출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그 기조를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 이제껏 지나왔던 모든 회사, 브랜드들이 다 같았다. 결국 내 바람과는 다르게 마케팅은 매출을 이끌어야 '잘한' 마케팅이라고 평가받는 시장이 돼버린 것이다.
사실 큰 브랜드, 큰 회사야 얼마든지 돈을 쓰고 마케팅 예산을 들이부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른바 세간의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멋진 거', 내지는 '유명한 거' 그런 것들은 돈과 기획, 적절한 타이밍이 고루 갖추면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받을 수 있더랬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가 거의 대부분이고 더군다나 월에 온드, 언드, 페이드 합쳐 1천만 원 이하로 사용하는 회사에선 마케팅은 돈을 버는 수단이지,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하는 수단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지난 회사에서 뼈저리게 느꼈고 제 아무리 마케터가 아니라고 해도 회사가 마케팅을 매출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매출'을 이끌기 위한 마케팅 플랜을 짜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마케터도 '생존'을 해야 하는 하나의 사람이기에 이제는 이른바 브랜딩과 매출을 둘 다 이끌 수 있는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게 (그리고 돈을 최대한 아끼는.) 인하우스 마케터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그럼 매출을 이끌기 위한 마케팅 플랜이 있을까?
당연히 있기야 하다. 다양한 마케팅 수단이 있으니 뭐든 해서 매출을 내면 되지만 그 목적에 있어서 마케터가 길을 잡지 못하면 그 마케팅은 이도 저도 아닌 마케팅이 될 수밖에 없다.
매출 이전에 신박한 마케팅?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무방하다. (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중하겠다만.) 이미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다 나왔거나 내가 직장을 다니기 전에 나왔다. 이미, 진작에. 다만, 누가 이 것을 빠르게, 브랜드 톤 앤 매너에 맞게, 적절한 타이밍에 집행했냐에 따라 신박한 마케팅이 되기도, 때로는 망한 마케팅이 될 수 있다.
매출을 위한 마케팅도 똑같다. 매출을 위한 마케팅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방법이 다 통하지도 않고 정답이지도 않다. 가령, 유튜브만 해도 그렇다. 유튜버 A가 매출 연계가 잘 된다 해서 브랜디드 PPL을 진행했는데 매출이 안 나올 수도 있고, 전혀 기대 안 했던 유튜버 B가 영상 업로드와 동시에 매출이 팡팡 터질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DA 광고의 ROAS가 터질 수도 있는 거고, 커뮤니티에 홍보했는데 기믹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고 참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라고 5년 동안 마케팅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그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을 내는 마케팅은 그 방식이 어떻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어느 타이밍에, 어떤 기획으로, 얼마만큼의 비용으로 진행할 건지를 먼저 접근해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매출이 목적이라면 '비용'에 있어서는 최대한 아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돈을 아끼라는 말이 아니다. 10억을 쓰더라도 10억에 대한 비용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마케팅 플랜을 짜야 10억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을 위한 마케팅이야 말로 계획을 짜고, 누구보다 빠르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난 이야기 하고 싶다.
다만 이런 나도 목마름은 늘 있다. 그 옛날 '프로파간다'라는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하나의 트렌드를 만드는 마케팅을 하는 것이 나의 요새 'kpi'다.
그런 것은 사실 매출보다 브랜딩을 위한 마케팅을 했었을 때 따라오는 것임을, 그리고 그 브랜딩을 위한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나는 마케팅을 하며 하나의 신조처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내가 만나는 고객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마케팅, 어쩌면 그게 매출을 위한 마케팅의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