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즐겨! 무엇이 되었던.
방콕에서의 한 달 살기를 끝내고 한국에 귀국하여 시간을 보낸 지 어느덧 17일이 지났다. 한국에서의 삶? 돈만 열심히 충내고 있는 백수의 삶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끝을 냈다. (그렇게 내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대로) 12월은 내년 2025년과 앞으로의 삶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지내기로 다짐하며 나름 무엇인가를 하며 열심히 지내는 중이다.
방콕에서부터 이어지는 백수의 삶을 근 한 달 반 째 이어나가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파리시헌'과 '마석시헌'이라는 두 가지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었다. 두 가지 모습 모두 진실된 나의 모습이었지만 나는 그간 사회생활과 여러 가지 풍파를 거치면서 '파리시헌'으로 살아야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다이어트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 이상으로 참고 참으며 분노와 화를 속으로 삭이며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까칠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살아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속병이 났고 여기저기 있던 염증은 고름이 되어 돌이킬 수 없이 나를 갉아먹어 갔다.
그리고 방콕에 있으면서 가장 크게 배운 사실은 (꼴에 있던) 계급장과 내 이름, 내 신분, 그리고 내 나이, 내가 가진 거짓된 페르소나들을 다 거두어내도 살아도, 그것 또한 의미 있는 나의 모습이라는 것과 '가볍게 보이는' 것과 '가벼운' 것은 천차만별이라는 것, 그러기에 '나나 잘하자'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삶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입사 준비와 함께, 갖가지 아르바이트와 프리랜서, 면접 등 나름 무엇인가를 준비하면서 백수의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2년간 놓치고 있었던 개인적인 포트폴리오도 만들어두며 살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와 함께 브런치에 글 한 조각 남기는 것도 다시 시작했다. (반가운 일일까?)
2024년을 돌이켜보면 내가 가진 '계급장'을 이용조차 하지 않았고, (사실상 못했고) 그것들을 이용하지 않았기에 그동안 연 1회 이상은 진행했던 강연과 유튜브 등 내 개인 콘텐츠 등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쌓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이제는 그냥 하는 것이 아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란 명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건 모두 허상과 타인의 무책임한 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20대 초반, 다양한 기회를 선사해 준, 처음 '염군'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진행했던 네이버 블로그도,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해 준 월 120만원의 첫 회사도, 많은 생각 없이 그냥 시작했기에 성공과 실패 모두를 겪으며 성장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난 그동안 어쩌면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위축되며 살아오지 않았나,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조금의 용기와 약간의 에너지를 써보기로 다짐했다.
2024년 현재의 모습은 2020년 막바지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땐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도 했고 절망도 했던 시기였는데 지금의 나는 그때와 다르게 초조함도, 걱정도 없는 상태이다. 의지와 노력, 그리고 내 삶에 대한 진실성이 있다면 어떠한 일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단단함이라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그래, 할 수 있다, 다시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