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속 돌멩이

by 소위 김하진

그런 적 없어?

어느 날

돌멩이가 밟히는 거야.

운동화 속에서 발바닥 밑에서

성가시지만 너무 작아

따갑지만 참을 만해

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신발을 벗고

한 발로 엉거주춤

돌을 꺼내고 신발을 다시 신는 상상을 해.

아주 잠깐.

그러다 그냥 걷는 거야.

돌이 최대한 발바닥 가장자리로 가게 발을 툭툭 차면서

덜 아픈 데를 찌르게 땅을 콕콕 찍으면서

결국엔 그냥 가는 거야

그리고 마음속으론 생각하지.

신발을 벗을 때 빼내자.


근데 그게 말이야.

신발을 벗을 땐 죽어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허겁지겁 벗어던지고 따뜻하고 편안한 곳으로 달려 들어가지.

내 마음이 먼저 후다닥.

운동화 속엔 돌멩이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도 말이야.


내일이면 또 발이 아프겠지. 성가시겠지.

그런 생각이 잠자리에 누워서야 번뜩 드는 거야.

그런데 있잖아.

또 당장 일어나서 운동화의 돌을 빼러 가진 않아.

돌에 대해 생각만 할 뿐이지.

빼야 하는데 당장은 아니라고

지금은 괜찮다고

견딜 만하다고


운동화 속의 돌멩이 같은 것들이

실은 내 삶 여기저기에 아주 많아

주저하고 생각만 하다가

자꾸 삶 전체가 뒤뚱거리는데

이상하게 아무것도 하질 않는 거야.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거야.

오늘은 작정을 하고.


내일은 운동화를 뒤집어 한 번 털어내자고

돌멩이 없이 편안하게 걸어보자고

대뜸 신발부터 꿰어 신고 뛰어나가지는 말자고

문을 나서기 전부터

차근차근 나를 아끼자고

귀찮고 성가신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일을

이젠 제발 미루지 좀 말자고


그럴 수 있겠지?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