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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현 Feb 25. 2021

유럽과는 다른 '모로코'에 왔습니다.

새로운 대륙 아프리카

2020/03/01
새로운 달이 시작됐고 새로운 나라로 떠난다. 사하라 사막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유럽이 아닌 새로운 대륙으로 가는 설렘. 오늘 아침의 감정은 이러했다.

새벽의 '알헤시라스'

아침 7시 나는 배낭을 앞뒤로 매서 항구로 나섰고 정균이 형님은 자전거를 끌고 호스텔을 나갔다. 어제 한번 항구를 돌아봤지만 생각보다 멀었다. 정균이 형님은 자전거를 타셔서 화물칸으로 해서 들어가야 했기에 옆에서 내게 인사하면서 먼저 지나갔다. 가방 두 개를 매고 그 모습을 잠시 동안 하염없이 바라봤다.


겨우 수속하는 곳으로 들어와 출국심사를 마치고 배 안으로 들어왔다. 정균이 형의 생김새 덕에 형님도 금방 찾았다. 배에서 파는 크로와상과 오렌지주스를 마셨다. 가격이 조금 비쌌다. 배안에서 모로코 입국 심사를 했다. 코로나 상황인데 너무 허술하게 한다. 그냥 코로나가 유행하는 나라에 방문했는지만 물어보고는 도장을 찍는다. 의아했다.

배에서 찍은 거

입국심사까지 하고 좌석에 앉아서 잠깐 잤는데 도착했다. 배에서 내려 정균형과 작별인사를 했다. 형님은 자전거로 그대로 가셨고 나는 셔틀버스를 타고 항구 밖으로 나가야 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영어로 된 표지판이 없다. 프랑스어와 아랍어만으로 되어있다. 이곳에서만은 프랑스어가 영어보다 더 힘 있는 언어인 것 같았다.

항구에 와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나의 목적지는 '탕헤르'이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오늘 가려는 '쉐프샤우헨'에 가야 한다. 하지만 내린 곳은 '탕헤르 메드'라는 곳이다. '탕헤르'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소도시이다. 인터넷도 안돼서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탕헤르'로 가는 버스를 찾으러 갔다.
"니하오! 택시 탕헤르!"
역시나 가는 길에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가 심하다. 무시하고 지나쳤지만 여행하면서 만나는 호객꾼들은 진심 싫다.

버스정류장에는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고 탕헤르로 가는지 바디랭귀지로 여쭤봤다. 고개를 끄덕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10분 동안에도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는 심했다. 버스가 오자마자 후딱 탔다. 모로코 화폐를 환전하진 않았지만 1유로 동전으로 버스비를 낼 수 있었다.

탕헤르로 가는 길을 창문으로 바라봤다. 바다만 건넜지만 유럽과는 완전 다른 느낌. 뭔가 도시의 때가 타지 않은 시골 풍경이 생소했다. 버스에 살아있는 닭을 넣고 타는 아주머니도 계셨다. 지금은 사라진 옛날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버스 안에 동양인이 나뿐이어서 몰래 힐끔힐끔 보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탕헤르에 도착해서 통신사부터 찾아봤다. 정류장 근처에 쇼핑몰이 있어서 가봤다. 스페인에서 유심으로 썼던 '오렌지'통신사가 있었다. 문이 닫혀있었는데 내 앞에 유심을 파는 호객꾼이 있었다. 무시하려고 했는데 옆에 건물 경비원이 통신사가 문을 닫았으니 저거를 사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샀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통신사는 버젓이 열려있었다. 낚여버렸다. 사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호객꾼들 때문에 그 나라에 대해 정이 떨어지는 듯하다.

쇼핑몰 푸드코트에 들어가서 케밥을 먹으면서 '쉐프샤우헨'으로 가는 버스의 터미널을 찾아봤다. 정류장은 시내버스로 40분 정도 걸렸고 쉐프샤우헨으로 가려면 저녁 7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참 귀찮아졌다.

시내버스를 탔는데 생각보다 좁았다. 우리나라 학원버스 같은 느낌의 조그만 버스였다. 가방이 크니깐 사람들을 의도하지 않게 치면서 자리를 잡았다.
파란색이 인상 깊은 버스터미널로 왔다. 표를 사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찾아 주구장창 기다렸다. 시간이 잘 가질 않는다. 6시쯤에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맛이 없다. 그래도 배는 채워야 되니 꾸역꾸역 배안에 다 넣었다.

7시가 돼서 버스를 탔다. 생각한 것보다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4시간 정도 걸리니 그대로 자버렸다. 쉐프샤우헨에 도착할 때쯤 반대편에 앉아있는 캐나다인 두 명과 얘기했다. 숙소가 내 숙소와 가까운 곳이어서 택시 셰어를 하자고 했다. 옆좌석에 있는 현지인도 같이 셰어 하자고 합류했다.

버스에 내려 택시를 타고 번화가로 도착했다. 그곳에서 숙소까지 잘 찾을 수 있다. 11시가 살짝 지났는데 숙소로 가는 길에 호텔 호객꾼들이 여기서 많았다. 예약한 호스텔로 도착해서 벨을 누르니 주인분이 자다가 일어나서 안내해 주신다. 8명이 자는 방에 나만 자게 배려해 주었다. 그건 상당히 좋았다.

쉐프샤우헨은 파란색의 마을이다. 다음날에 찍은 사진

-이 날은 'Algeciras'에서 'Chefchaouen'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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