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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Nov 22. 2020

블로그를 안하는 이유를 찾아봤다

나는 유튜브나 SNS 채널에서 많은 팬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  특히 젊은분들이 블로그를 하지 않는 이유를 찾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었는데, 결국에는 못찾았다. 


블로그를 해야하는 이유를 얘기하기보다 블로그를 안하는 이유를 찾는게 더 빠를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려고 했었는데 못찾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귀찮다' 거나 '시간이 없다' 등 추상적인 이야기들 뿐이고, 명확한 목적이 있어서 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일단, 자신의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가 봐준다는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고 특별한 경험이다. 어떤 채널이든 제대로된 루트 하나만 있어도 이걸 잘 키우고 가꾸다보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특히 전문분야가 하나도 없는 사람들일수록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져가는게 너무나도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문분야가 없는 사람들이 블로그 등의 크리에이티브에서 멀리 떨어진채 살아간다.


콘텐츠 생산자는 매우 소수이며 빙산의 일각, 아니 빙산의 조각일 뿐이다. 그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은 그저 남들이 만든 콘텐츠를 소비만 한다. 디지털 콘텐츠는 아무리 소비를 해도 원본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소비자가 소비해줄수록 더 빛나는 특징이 있다. 돈은 당연히 콘텐츠 제작자의 몫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장래희망 1순위가 되는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권장해야할만한 사항이다. 


시간이 없다는건 가장 반박당하기 좋은 변명이었다. 하루에 10분만 투자해도 블로그는 운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넷플릭스 첫화면에서 영화 목록을 30분동안 살펴보는건 좋아해도, 그 시간에 블로그에 짧은 글 한 편 쓰는건 싫어한다. 왜? 머리를 굴려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부터 생산성 양극화가 나타난다. 이런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며 나중에는 따라잡기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왜 어떤 사람은 하루에도 엄청난 일을 소화하는데 왜 누군가는 일주일이 지나도 남는게 아무것도 없을까? 


처음에 블로그에 글 한 편 쓸 땐 30분이 걸린다. 6개월이 지나면 20분 정도 걸릴 것이다. 1년을 꾸준히 썼다면 10분 정도 걸릴 것이고, 여전히 오래걸린다고해도 그만큼 오래했으면 충분한 수입을 확보했을테니 블로그를 관리해줄 직원을 구할 수 있다. 그럼 그 시간에 더 중요한 다른 일을 하면 된다.


내 돈을 주식에 투자하면, 그 기업은 내가 잠 잘 때도, 여행할 때도, 일 할 때도 일을 한다. 똑같은 이유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채널은 여러분이 무엇을 하고 있건 그 시간에 일을 한다. 이건 명백하게 자산이다. 심지어 여기에는 보유세도 없다.


역설적이게도 경제가 어려워지고 먹고 살기 팍팍해질수록 블로그나 색다른 플랫폼을 통해 투잡 또는 부업으로 돈을 벌어보고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은 예전보다 지금이 오히려 더 뜨겁게 느껴진다. 최근에 블로그나 브런치처럼 글쓰기를 주제로 한 콘텐츠 플랫폼을 다시 시작하는분들이 대폭 늘어난것으로 보인다. 


요즘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보면 '너는 너로서 충분해'같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단순히 '위로'라고 포장된 감성적 서적들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재테크나 금융, 부동산 등 실제 경제서적들이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콘텐츠 파이프라인이 필요하고, 콘텐츠로 노후를 준비해야한다고 역설해왔지만, 결국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이 얘기가 맞다고 증명된다고해도 그땐 이미 늦었다. 결국 내 이야기를 믿든말든,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그건 정말 1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지금 당장' 뭔가를 하는 것이다.


https://brunch.co.kr/@namsieon/240


나는 오래전부터 오프라인 강연처럼 비싼 수강료와 시간을 투자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블로그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일단 강요를 하고 설득을 해봤자 안먹히는게 가장 크고, 다른 사람의 행동과 패턴을 바꾸는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 까닭도 있다. 두번째 이유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많이 보지만, 자신은 블로그를 하지 않을수록, 내 블로그, 그러니까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에겐 더 많은 혜택이 가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런 측면도 무시할 순 없다. 즉, 콘텐츠 소비자는 많은데 생산자는 적을수록, 콘텐츠 생산자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나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다른 사람들을 블로그를 하도록 만들어서 프로듀서가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블로그를 못하도록 만들어서 내 블로그 자체에서 이익을 얻던지. 그런데 내가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좁으므로, 내 선택지와는 무관하게 상황은 흘러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차니즘을 이겨내기 어려워하고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걸 두려워한다. 10줄짜리 글 한 편도 못쓰는 사람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서 세련되게 표현하는건 꽤나 어려운 일이지만, 익숙해지면 술술 나오는 특성도 있어서, 경력자에겐 너무나도 쉬운 일이기도 하다. 이것이야말로 생산성 양극화의 사례이며 양극단 어디에 자리잡을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일주일 전에 썼던 블로그 글이 카카오와 다음 메인에 걸려서 오늘 방문자수가 대폭 늘었다. 내 블로그에는 광고가 달려 있으므로 광고 수익도 함께 늘었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일주일 전에 쓴 글에는 손끝하나 댄 적이 없다. 해당 글을 쓰기 위해 투자했던 비용은 회수한 것 같다. 이제 이 금액을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자신의 채널을 키워나가면 된다. 콘텐츠 자산은 느리지만, 아주 확실하게, 삶을 바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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