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때 우리 반 담임이셨던 김순자 선생님.
단발머리에 안경을 쓰셨던 순자 선생님.
7대 3 가르마에 한쪽에만 뿌리 볼륨을 주셔서 어딘지 우아해 보였던 선생님은 언제나 무표정으로 필요한 말만 하시며 학생들을 대하셨다.
무서워.
난 공부도 못하고 뚱뚱하고 성격도 답답하니까 분명 날 싫어하시겠지.
라고 생각하니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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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방과 후 활동으로 뜨개질부를 선택했는데 담당이 바로 순자 선생님이셨다.
거기서 만나는 선생님은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옅은 웃음을 머금고 친절히 하나하나 알려주시던 선생님의 얼굴.
뜨개질을 정말 좋아하시는구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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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른 추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때 익혀둔 코바늘 뜨기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 때마다, 순자 선생님이 생각난다. 내게 평생 가는 좋은 취미를 만들어 주셨다는 걸 아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