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들을 위한 스타일링
명언은 그렇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봤고, 알고 있었던 문구지만 누군가가 멋드러지게 하는 명언을 들었을 때 오는 감동과 깨달음이 있다. 왜 그럴까? 처음 들었을 때 '좋다, 메모해둬야지', '감동이다', '그렇네...' 에서 끝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있던 것들도 누군가 말해주면 더 깊이 와닿는 것 처럼 알고만 있던 스타일에 대해서도 누군가 콕 찝어 말해주면 감동과 깨달음이 오지 않을까?
스타일링도 그렇다. 우린 일어나서 잘 때까지 스타일링으로 시작해서 스타일링으로 끝나는 하루를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또는 등교 전에 뭘 입을지 고민하는 것도 스타일링, 친구나 연인을 만나기 전 뭘 입을지 고민하는 것도 스타일링, 헬스장 가기 전에 어떤 운동복을 입을 건지 고민하는 것도 스타일링, 이불 속으로 들기 전 어떤 잠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것도 스타일링.
이처럼 우린 스타일링 속에서 하루를 살고 있지만 크게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느 남자의 세련된 스타일링, TV 속 나오는 셀럽들의 스타일링, 패션 매거진에서 봤던 모델들의 스타일링 등, 이미 우린 셀 수 없이 많은 미디어와 일상 속에서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자각하지 못한 채 받아들이고 있다, 일명 메스미디어. 하지만 열에 아홉의 일반 남성은 자신만의 알 수 없는 지조(?)로 매일을 스타일링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되게 사소한 것 하나만 바꿔도 멋있어질 수 있는 '나'인데 말이다.
타인에게 멋있어 보이고 싶은 건 인간(人間)의 본능이다. 고대로부터 여자에 비해 남자들이 복식에 대해 엄격한 규칙을 만들고 아름다움을 선호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1960년대에 '공작새 혁명(peacock revolution)'이 일어나기 전까진 종교적, 사회적 위엄을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다. 즉, 자아실현을 위해 멋을 부리는 남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히피 룩, 모즈 룩, 펑크 룩 등 남자들이 다양한 룩 신에 동참하기 시작한 이 혁명은 암컷보다 수컷이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작새에 빗대어 표현한 혁명이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TV엔 아이라인을 그리고 치마를 입는 남자 아이돌들, 여자보다 더 짧은 핫팬츠를 입는 남자들, 하얗게 BB크림을 바른 남자들이 활보하는 거리에서 평범한(?) 남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남자끼리는 뭘 입어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코 그렇지않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人間)이 남의 반응 속에 산다고 하지만 자기만족도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멋진 스타일'은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공감을 산다는 것이다.
멋있어 보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남자들이 많다. 학창 시절부터 패션에 대한 과목은 없었을 뿐더러 패션에 일가견 있는 부모님 밑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그 누구에도 스타일링에 대해서 배워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 남자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일상 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게, 어울리게, 무엇보다 만족할 수 있게 스타일링을 제안해보고 싶다. 그리고 전해주고 싶다.
멋있어지는건 어려운 것이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