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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May 25. 2024

Threads를 떠나며

"그 아픔이 널 지켜준 거야"

저의 그물에 머물러 준 그대들에게


Threads라는 곳이 여론몰이로 가득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고 두려웠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들과 같은 또 하나의 어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찾아내고 말았습니다. 저 또한 그물 안 물고기였다는 것을요.


"우리는 구미의 그릇으로서 이곳에 왔지만 먼저 그 그릇에 사랑을 찾아 담으렴. 그럼 비록 인주력으로 살아가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단다"


애니메이션 나루토 질풍전에서 나오는 대사이죠.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만화 속 결말은: 홀로 남겨진 나루토, 그리고 두 남녀의 비극으로 일단락됩니다.


저는 흔들리고 싶지 않았고 그리하여 그물을 풀고자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눈을 비췄던 것은: 스승을 찾아 헤매는 또 하나의 물고기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물 밖을 벗어나지 못한 물고기에 불과했던 겁니다.


밝게 웃는 그물 안에 그대를 가두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불안 속에서 제 눈 안에 있는 또 다른 세상을 비추고 싶었습니다.

웃음을 만들고 전파하는 사람들을 방해하기 싫었습니다.


함께 웃음 속에 젖을 용기를 지니시길.

같이 웃지 못하는 것은 불행입니다.


그물을 만들고 머물며 유지하고 허무는 것은 온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자신의 그릇 안에 담은 사랑 속에서 함께 웃고 행복하길.

그물 안의 사람들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길.

부디 자신이 있어야 할 그물을 찾으시길.

그렇게 사랑을 찾아서 떠날 수 있길.


웃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입니다.

올바른 그물 안에서 행복하십시오.


제가 어둠 안에서 살아남은 것은 누군가 저를 품어줬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은 비극 속에서 오래 머물지 않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20년 동안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봤던, 또 하나의 눈

그가 저에게 알려줬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요.


비극에 빠진 이를 혐오하거나 배척하지 마십시오.

그대에게 소중한 이들을 멀리서 눈을 떼지 말고 지켜보십시오.

제가 어둠 속에서 홀로 일어설 수 있던 것은 "냉철한 방관자" 덕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저는 누군가를 품을 수 있게, 저만의 여행을 떠나렵니다.

그대들이 만들려고 한 그물, 그 소중함을 간직하겠습니다.

세상 끝에서 그리고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봅시다.

그곳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맞이합시다.


https://youtu.be/m6hbh5i_fg8?feature=shared

[Naruto Shippuuden - OP 04] Closer

https://www.youtube.com/watch?v=97dkzVU4p-M

[Naruto Shippuuden - OP 06] 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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