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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May 05. 2024

[최근 2주] 신입으로 일하며

알잘딱깔센, 주어진 일, 의도 파악, 오답노트, 이유

[최근 2주] 상사가 어떤 일을 내게 하게끔 지시하나 메모하고, 내가 어떤 잘못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있다.


상사로부터 주어진 업무


출제 내용 1.

지하에서 1층으로 물품 운반


의도 1)

창고의 물품 배치가 눈에 익도록 할 것


의도 2)

어떠한 형태로 물품을 이동시킬 것인가.

1. 끌 게를 이용할 것인지, 직접 들고 올 것인지 

2. 무게와 다른 부피를 차지하는 물품을 어떠한 형태로 운반할 것인지


그에 있어서 파손의 위험이 적고, 시간과 에너지를 덜 들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출제 내용 2.

시키지 않은 업무들에 대해, 지금 내게 주어진 일에만 충실할 것인지


의도)

업무 센스, 공동체&주인 의식, 알아서 잘하는지


출제 내용 3.

매일 아침 물걸레 청소


의도 1)

주어진 일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지


의도 2)

의도를 파악했다면 공간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잡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의도 3)

청소 도구룰 어떻게 활용하는지, 신체 동작을 관찰하며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성과를 있는지 확인


+[잠재적] 출제 내용 4.

(수습기간이 끝나고 신입에게 상사가 물어본다.) "네가 봤을 때, 회사에 계속 일할 수 있게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 같나" 


의도)

신입이 (자신을 포함한) 회사 적합성 여부를 얼마나 객관화하여 볼 수 있는지를 평가. 훗날 그가 상사가 되었을 때에도 새로 들어온 다른 신입에게 일을 시키고 회사에 적합한지 평가할 수 있는 눈을 갖춰야만 한다. 그를 위해서 수습기간이 끝나는 당일에 그러한 질문을 하는 것.



오답노트 주요 내용


일을 한 뒤에 물품을 제자리에 두지 않음. 그를 빠뜨림으로써 다른 직원이 신경 쓸 일이 늘어난 것이며, 업무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진열을 할 때 무겁고 깨지기 쉬운 물품을 내 편의에 맞춰 높이에 배치함. 무거운 물품은 기본적으로 낮은 높이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경로를 의식하며 위치를 선정하여 그곳에 내려놓고 작업해야.

긴박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까이 곳에 시야가 쏠려서 그 공간에 한정하여 해결책을 찾으려고 함.

청소에 있어서 자신이 공간을 지배하려고 않고, 그 공간에 내가 지배당하고 있음. 청소를 잘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는 가정에서 연습해야 할 일에 해당한다.

새로운 것을 찾아서 하는 정도가 지나침. 다른 직원의 역할을 내가 도맡아 하면서 그들이 할 일이 줄어들고 권한의 감소하며 소외감을 느끼게 됨. 신입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비로소, 부가적인 업무들이 긍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

소비자에 집중한 나머지, 빠른 일처리를 암묵적으로 재촉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이 급해지면 여유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판단력 감소에 따른 감정의 격양을 야기된다. 필요에 따라 업무 속도를 적당한 선에서 늦추고 일의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보장시켜야 한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 '물품의 결함'을 정상 상태로 바꾸려는 비용을 지불하려고 함. 훨씬 간단한 대안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음에도 그를 시도하는 행동력을 보이지 못함

불필요한 대화를 하며, 그에 일에 대한 확인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임.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에 있어서 내가 불안을 느끼고 있고, 그를 떨쳐내며 생각을 실천해 내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됨. (회사에 오래 머물며, 권한과 직책을 넓혀 나가려면 "알아서" 우선순위에 맞는 일을 찾고 그를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수험생활에 1도 안 하던 것을 직장생활을 하게 된 배경에는: "내가 훗날 상사가 되었을 때 후배들에게 상사 대우를 받으려면" 그만한 권한을 지닐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 있다. 최근 신입으로 일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외부에 피드백 없이 직장에서 알아서 깨닫고 변화해야 하며, 누가 어떠한 지적을 하지 않더라도 내 행동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을 여지를 항상 둬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자신이 곧 스승이 돼줘야" 하며, 외부에서 나를 지도해 줄 선생을 찾으려는 것은 '어릴 적 가정이나 학교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오답 노트를 적거나 상사에게 어떤 일을 지시받았나 기록하는 것이 부질없다고도 느껴질 때가 있다.


신입에게 시킬 일을 떠올리는 것도 "업무 경험(有)에 입각하여 학습 의도가 반영된 테스트(有)를 생성하는 점에서" 출제 의도를 포함하고, 이는 어느 시험지를 베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풍부한 경험과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하나의 업무를 시키면서도 부하 직원의 역량을 여러 면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상사가 멋지고 대단하다고 느끼며, 나 또한 그런 상사를 꿈꾸지만 현재 자신이 매우 부족한 위치에 있음을 체감한다.


경험과 문제 그리고 풀이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인턴에서 3개월~6개월이 주어지는 것은: 새로운 회사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끊임없이 머릿속에 되새기고, 화시에 몸이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며 접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더 나은 대안이 없는 것인지 의문을 품어봐야 하고, 상황별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자신의 갖고 있었던 틀을 깰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매일이 새롭게 느껴지지만,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신을 보기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 자신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되곤 한다. 그간 일생을 거치며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관의 장벽을 스스로 부수고 다시 재건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탈바꿈을 하기 위한 '통과의례'가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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