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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NoteThing Feb 21. 2022

빚이 늘어나는 이유

핀테크의 위험성

최근 20, 30 세대 청년들의 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 미디어 및 정치인들은 이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빚투(빚을 내서 투자한다)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급격한 자산 하락이 이루어질 경우 공격적으로 투자한 청년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청년들이 금융 지식 및 경험이 부족하고 미숙하기 때문에 위험성 높은 투자를 감행한다고 비판한다.    

최근 20,30대 청년들의 빚은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청년들이 정말로 금융 지식이 부족해 대책 없이 투자하는 것일까? 과연 40대 이상은 현명해서 빚을 안 지고 있을까? 어쩌면 청년들이 대출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는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더 많은 대출을 받는 것이 아닐까? 나는 청년들 입장에서 너무나도 편리한 대출 환경이 조성되어 청년들이 대출을 많이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카카오 뱅크의 비상금대출을 받기 위해 걸리는 최단 시간은 3분이다. 또 버튼 클릭, 사진 촬영 몇 번만 하면 모든 대출 신청 과정이 완료된다. 신용 대출이라는 법적으로 매우 큰 무게를 지닌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간편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은 신청부터 승인까지 빠르면 3분이면 끝난다

21세기에 들어 카카오뱅크, K 뱅크와 같은 핀테크 사업은 차기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신기술,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기간 동안 또는 일정 지역 내에서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 등으로 핀테크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장 또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을 국내 1위 시중은행이었던 KB 국민은행(시가총액 약 23조 원) 보다 높은 약 24조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과 정부는 핀테크 기업들이 비대면 서비스, 신속한 거래 등을 통해 기존 상업은행의 관료주의적 관행, 독점적 지위 등을 몰아내고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여타 금융 지주회사들보다 낮은 자산을 가지나 성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가장 큰 금융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과연 핀테크 기업의 혁신에 우리 사회가 준비돼 있을까? 나는 이번 빚투 상황이 2002년 가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와 유사하다고 본다. 대중들의 금융 지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새로운 금융 문화에 대응하는 현재 금융 규제 상황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이 대출을 많이 하려는 경향을 가진 것이 아니다. 청년들을 둘러싼 환경이 대출을 마치 카톡과 같이 손쉬운 일로 만들고 있다. 

물론 신속한 대출이 필요한 상황은 자주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들을 위해 대출을 터치 몇 번 만으로, 그리고 아무도 읽지 않고 스크롤하는 계약 조항들의 조합들로 만들면 사람들은 대출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 진행하는 대출이 사라지고 그 어려운 대출 과정들이 사라질 시 대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지 않을까 두렵다. 어쩌면 청년들이 못난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못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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