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y Oct 03. 2019

‘전지적 엘리시점’ 으로 바라본 우리 막내 에스더

마인도어 팀원 인터뷰 “에스더”편



사랑하는 에스더에게


오랜만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글을 쓰지 못한 지난 몇 달간 나는 바빴고 건강도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마음에 여유가 조금도 없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쓰려니 조금 막막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써야겠다 싶어 이렇게 브런치를 켰다.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은 무더웠던 지난여름밤에 만난 팀원 “에스더”에 대한 인터뷰 기록이다. 인터뷰 내용을 금방 쓰지 못해 그녀에게 늘 미안했다.





에스더는 우리 팀의 막내이다. 에스더를 처음 본 건 내가 마인도어(전 그로운 벗)의 회의에 처음 참석한 올해 이른 봄이었다. 말로만 듣던 소셜벤처의 성격을 가진 팀 회의에 초대를 받은 나는 팀원들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떨렸던 것 같다.


나는 먼저 도착해 팀원들과 인사를 했고 에스더와 인사를 하게 됐다. 에스더는 현재 졸업을 앞둔 학부생이며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전) 인액터스 팀장으로서 팀을 이끈, 사회적 기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친구였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내용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에스더에게서 전문가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에스더는 우리 팀 내에서 많은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팀을 홍보하는 역할과 최근 진행한 보드게임 자체 제작(크라우드 펀딩을 위해 자체 제작한 대화형 보드게임)의 디자인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격주로 꿈마을에 방문해 진행하는 “너를 찾을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아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그렇게 마인도어의 크고 작은 일을 함께하며 에스더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함께 회의를 하고 함께 아이들을 만나며 에스더를 조금씩 알아가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에스더와 나 모두 시간적 여유가 많자 않아 인터뷰 시간이 짧아 아쉬웠는데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감사가 됐다.


에스더와 함께 홍보팀 일을 맡아하며 소통할 기회가 많았다. 나는 에스더와의 소통 방식이 너무 좋았다. 그녀는 상황을 꼼꼼히 전달하며 자칫 오해나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정확하게 상황과 의견을 전달한다. 그리고 다정하고 따뜻하게 대화를 해서 일까 일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내 마음이 훈훈해질 때가 많았다.


또한 홍보팀 일이 처음인, 어찌 보면 팀과 함께 일해본적이 많지 않은 나에게 에스더는 차근차근 일을 알려주었고 격려해주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마인도어 일을 하며 막내인 에스더를 많이 의지하고 있고 또 많이 배우고 있다.





나는 인터뷰를 하며, 평소에 에스더와 대화를 나누며 그녀의 아이들을 향한 시선이 너무 아름답다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에 대한 에스더에 생각이 궁금하다.”라고 막연한 질문을 던진 나에게 에스더는 세상 맑은 웃음을 지어 보이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이렇게 답했다.


“지켜주고 싶어요. 저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나는 이 답을 듣고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조금만 둘러봐도 그런 안타까운 일들이, 차가운 현실들이 너무도 많다.


나는 에스더의 답변이 정말 인상 깊었고 어려운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을 아이들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됐다.


대화를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에스더는 생각이 깊었고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진지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비교적 그러지 못한 나는 그녀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언젠가 그녀가 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그림체가 너무 따뜻했다. 에스더의 맑고 예쁜 생각과 마음을 그림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했다.


그 그림을 보았을 당시 나는 쌓여있는 일들과 공부, 그리고 복잡한 생각들과 고민들로 마음에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때 보게 된 에스더의 그림은 나에게 괜찮다고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너무 따뜻했고 너무 포근했다. 나는 그 날 이후 에스더의 그림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새를 좋아하고 빈티지한 치마와 니트가 잘 어울리는,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 또한 따뜻한 감성을 가진 그녀의 취향은 그녀 자체였다.


에스더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마인도어 내에서 그녀의 존재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됐다.


마음이 맑은 에스더와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같이 전시회도 가고 싶고 고궁 나들이도 가보고 싶다. 그런데 에스더와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졸업전시 준비로 바쁜 그녀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사주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될 시간들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팀원과 함께 일을 하게 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언젠가 에스더의 그림과 함께 에스더와 나눈 따뜻한 대화들을 글에 더 많이 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 대표님, 해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