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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끊임없이 비교를 해도 행복한 이유

삶의 기회비용을 이해하다

자만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 삶에 깊이 만족하게 되었다.


소위 불만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교'를 끊은 것도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요즘도 나는 남과 자주 비교한다.

비교는 어찌 보면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내가 그 수준에 훨씬 못 미칠 때조차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흔히 모든 것은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너무 흔한 말이라 잘 와 닿지가 않는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는 이유는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두는 비중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나 자신의 속도가 남들보다 많이 느리다면

그 일이 내 마음에서 어느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이루었다면

그로 인해 포기한 많은 부분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 기회비용이 없었다면 짧은 시간에 큰 성취는 어렵다.


내가 그보다 느린 속도로 가고 있다면

나는 다른 무언가를 더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 가족, 혹은 나 자신의 마음 등일 수도 있다.

내가 더 챙기고 있는 부분들의 가치를 인식하면

단순히 한 가지만 놓고 비교하지 않게 된다.


너무 부러워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를 물어보자.


그리고 나에게 그처럼 시간을 쏟을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만약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 마음의 비중이 다른 곳에 좀 더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러니 그가 부럽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에 내 행복과 만족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교는 남과 나의 다름을 확인하고

삶의 여러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정도로 활용하면 알맞다.


내가 아는 병원에 참 멋진 여의사가 한 분 계시다.

단순 비교하면 그녀가 나보다 많은 면에서 더 멋져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녀처럼 내 시간의 비중을 사용할 수 없다.

그렇게 학술 논문을 볼 시간도 없고

매일 바쁜 병원 일정에 끌려 다니기도 싫다.

내 마음에는 다른 비중 있는 일들이 많다.


그녀와 나를 비교하기도 하지만 그녀가 부럽지는 않다.

그리고 만약 내가 간절히 원한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면 나 역시 그것을 성취할 수도 있음을 안다.

다만 내가 선택하지 않을 뿐이다.


성취의 속도를 따지기 위해서는

마음의 '비중'을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내 마음속에 중요한 일들이 여럿 있다면

나 자신에게 너무 빠른 속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천천히 밸런스를 유지하며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마음속에 중요한 일이 단 하나라면 속도를 내볼만하다.

나의 시간을 그것에만 쓰면 되니까.


이래도 저래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되니

비교가 그리 고통스럽지가 않다.

좀 모자라도 좋고 좀 넘쳐도 좋다.


이렇게 나이를 먹고서야

삶의 기회비용을 이해했다.

단지 나에게 더 행복과 만족을 주는 방향으로 선택해 나가면 그만이라는 것을.


내 삶이 내가 생각하는 알맞은 비중과 비율대로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음에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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