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20년 2월,
꿈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LSE(런던정경대) 석사 과정에 도전한 남편이 합격했다는 것이다.
결혼 10년 차 맞벌이 부부.
우리는 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쉬지 않고 그저 열심히 달려왔다.
각자의 꿈을 향해 그리고 생계라는 중대한 의무를 짊어진 채 말이다.
든든한 친정엄마의 버팀목 아래 ‘전생에 나라를 구한’ 워킹맘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아이들과 오롯이 보내는 날들에 목말라했다.
그래서일까,
우리 부부에게 영국 유학이란 학문적 성취나 고학력 스펙을 쌓기 위한 관문, 그 이상의 의미였다.
낯선 땅에서 네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퀄리티 높은 패밀리 타임을 보내는 한편,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어린아이들이지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데 있어 어떤 영감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예정대로라면 여름쯤 출국을 해야 했다.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전에 집을 구해놓고, 아이들 학교 배정도 받아야 했으니까.
그러나 2월 합격 소식의 기쁨도 잠시,
곧 코로나가 터졌고 꿈은 좌절됐다.
한마디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