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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올 Feb 10. 2024

서평_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나도 글을 쓸 수 있겠구나 용기를 준 책

글쓰기 과정에 등록만 하면 금방 글을 쓰고 개인 저서를 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사실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져서 그랬다.



몇 번이나 자이언트 공저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은 가졌지만 아직까지도 도전을 못했다.

이번에 공저 책 서평단을 신청한 것은 공저를 쓰기 전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자이언트 작가들은 어떻게 공저를 쓰는지 궁금했다.



오늘 먼 길 떠날 일이 있어서 집을 나서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발이 휘날렸다.  눈이 하늘에서  내리지 않고 바람처럼 옆으로 춤을 췄다. 이 눈보라를 뚫고 우체부 아저씨가 책 한 권을 건네주고 가셨다.

하얀 뽁뽁이에 넣어진 책이 하얀 눈이 내리는 날 내게 배달되었다.



'하얀 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라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그런데 저 가사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검색해 보니 가사는 이랬다.-첫눈처럼 내가 가겠다. 너에게 내가 가겠다.-도깨비 ost)

뽁뽁이 포장 봉지 속 책은  잠시 내 손을 스쳐 백팩으로 들어갔다.


기차를 타고 네 시간 정도 가는 일정이다. 하루 혹  눈이라는 복병이 생기면 이틀이 걸 릴  수도 있다.

가방에 책을 챙겨 넣었다. 시집 한 권, 자기 계발서 한 권, 그리고 마케팅 관련 책 한 권 마지막으로 작가님들의 공저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가 합류를 했다.



평소엔 노트북도 항상 챙겼는데 눈도 많이 오고  춥다는 이유로 최대한  손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달랑 노트북 가방에 잘 때 입을 바지 하나랑 샘플 화장품 하나 립스틱, 에어쿠션 하나. 볼펜과 색연필ᆞ배터리와 짹, 휴대용 무선 키보드 그리고 책만 넣었더니 가방이 가뿐했다.

노트북이 그램인데 연식 있는 노트북은 내게 그램이 아닌 킬로그램처럼 무거웠다. 킬로그램 같은 그램이 빠진 가방은 밀리그램같이 느껴졌다.

눈도 많이 오고 날씨도 추워서 노트북 가방 하나 달랑 매고 갈 심산이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겨우겨우 우여곡절 끝에 목포역에 출발 1시간 전에 도착했다. 평소 1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거리이다. 집에서 나온 시간이 12시쯤이었고 도착하니 3시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기차를 넉넉한 시간을 두고 예매를 했다.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바닐라 라테 한 봉지를 넣는 사치를 부려본다.


커피 한 모금 책 한 장..

시간이 돼서 기차에 오르고 가방을 선반에 올렸다. 그러고는 내내 책을 읽었다. 목포역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계룡에 도착할 즈음 다 읽었다.


간간이 창밖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영상도 찍었다.

온통 하얀 눈 세상이고 아직도 부족한지 눈발은 세찼다.

마치 설국 열차 속 주인공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인 것은 내가 맨 뒤 칸에서 바퀴벌레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

아쉬운 것은 코카콜라를 먹는 백곰을 복 수 없다는 것?ㅋㅋ

책 서평을 써야 하는데 너무 사설이 길었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저자이승희,강문순,김정민,박명찬,백영숙출판북랩발매2023.12.27.



책은 당연히 자이언트 작가들이 공저한 것이다. 총 10명의 작가들이 함께 엮었다.

부제는- 10명의 작가가 알려주는 목표 설정의 비밀-이다.


우리는 가끔 아니 자주 내가 특별한 사람이기를 꿈꾼다. 하지만 곧 내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지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여기까지면 좋은데 종종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지?라는 자괴감에 빠진다.

나는 오늘 하얀 눈보라를 뚫고 하얀 뽁뽁이 봉투에 곱게 포장돼 내 손에 들어온 책 덕에 용기를 얻었다.

나는 천재는 아니지만 멍청이도 아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라는 위안 말이다.


10명이 작가들이 말하고 있는 내용은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왜?

그들도 평범하고 나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교집합을  찾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수많은 계획을 세웠고 성공하는 중이다. 혹은 경험하는 중이다.(사실은 실패라고 쓰고 싶지만 실패는 실을 감는 반짇고리로 만 쓰기로 ^^)


미라클 열풍이 불었을 때 나도 새벽마다 부지런을 떨었다.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독서모임도 했다.

김미경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식당에서 파를 다듬고 낙지를 손질하면서 귀는 너 튜브 강의를 듣고 책 읽어주는 유튜버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정말이지 2022년엔 자투리 시간이라도 허투루 보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치열? 하게 보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조지연 작가는 일 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성공했다고 한다ᆞ아마 그녀의 책상 어딘가엔 전리품처럼 돈 주고도 못 사는 12개의  굿즈가 소중히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굿즈 하나의 위력은 무궁화 훈장 이상일 것이다.

나도 그녀처럼 12년을 개근하고 대학 강의도 거의 안 빠졌는데 514 챌린지를 그녀는 해냈고 나는 못했다.

왜?


나는 목표가 없었다. 어느 정도는 유행 따라 흘러간 점이 없지 않다.


그래서 네가 한 게 뭔데?


조지연 작가님의 남편이 한 말이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ᆞ 지난 4년간 강의로 번 고만고만한 수입,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지만 내 인생 어느 시간보다 치열하게  살았다.



배우는 것이  취미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것저것 배웠다.

약관 대출도 받고 비상금도 털어가며 돈을 축냈다.

잠도 줄였다.  40대 내내 거의  날 새기를 하지 않았는데 50대의 많은 날들을 하얗게 지새웠다.

밤새 노트북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새 동창으로 붉은빛이 스며들었다.

창호지를 뚫고 흘러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겪어보지 않은 이는 모르리라.


그런 날이 반복될수록


"당신 그러다가 죽어."라는 신랑의 목소리를 듣는 횟수가 늘었다.

작가님 말처럼 학창 시절 이렇게 공부했다면 서울대 아니라 하버드도 입학했을 것 같은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드림보드를 만들어 목표도 달성해 보고 졸업 이후 어떤 날보다도 부지런히 책을 읽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자책도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혼자서도 거뜬히 만들어내게 되었다.


카카오 오픈톡 방이라는 신기한 세계에 툭 떨어져 많은 유ᆞ무료 강의를 듣다 보니 어느새 수강생이 아닌 강사의 위치에서 강의도 하게 되었다.

내가 도구를 다루는 능력이 조금 남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캔바. 카카오 기능들ᆞ스마트폰 기능들을 빠르게 습득하고 가르칠 수 있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선생님의 꿈을 이렇게나마 이루어가고 있다.


건강 악화로 너무나 즐겁게 하던 라인댄스 강사라는 명함을 애써 밀어 두고 새로운 세상에서 디지털 강사라는 새로운 명함으로 활동하시는 이 증숙 작가님. 병과 싸우시면서도  어르신들을 모시고  대회로 유종의 미를 거두신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는 눈물이 찔끔 났다. 책으로 만나기 전에 이미 인연이 있던 까닭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나 보다.


병과 싸우며 한없이 가라앉고 있을 때 희영샘의 권유로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오신  이 증숙 작가님의 경우를 보더라도 내 곁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다. 당신이 건강을 잃어보았기에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지금은 효소의 중요성을 알리는 건강 알림이 역할도 하고 계신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질문을 해야 한다. 어떻게 이것을 해결해야 하지 하고 말이다.


10인의 작가님들은 스스로에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를 물었기에

잘못에 대한 답도 찾아내었다.


답을 찾은 일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찾아낸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게 될 미래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 고민 앞에서 주저앉는 일 없이 답을 찾아가면 좋겠다.  그 대답은 때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낼 수도 있고 때론 아주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 답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라 하 그러면 얻으리라는 말처럼 우리는 질문하고 고민하면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10명의 작가분 덕에 청주까지 가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음에 감사드린다.

책 속에 푹 빠져 차창 밖을 펼쳐지는 설경을 놓친 아쉬움이 있지만

책장을 덮으며 나는 용기를 얻었다.

나도 책을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 말이다.

작가님들이 써낸 책이 쉬워서가 아니다.

10인의 작가들이 질문한 도대체 뭐가 문제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상자를 열었다고 할까?

그들의 삶 속에 나의 삶이 오버랩되었다.

우리는 글을 쓴다고 할 때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맨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삶을 보는 듯했다.

나도 그들처럼 내 삶을 그냥 풀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용기를 주신 10분의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반드시 개인책을 기획출간으로 내겠다는 목표설정에 더 많이 정성을 들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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