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ncis Sep 11. 2022

취미는 기타 연주(X) 기타 수집(O)

취미 기타 리스트의 기타 편력

라디오를 통해 음악에 깊이 빠진 한 소년. 여자에게 관심받고 싶다는 그맘때 소년이면 할 만한 생각으로 고1때 기타를 치기로 하고 통기타를 산 소년은 손가락 아픔을 딛고 어느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 곡을 듣고는 기타를 열심히 치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 ‘나의 기타 이야기 #1:소년, 소녀를 위해 기타를 들다’에서 나온 것처럼 소년은 일렉기타로방향을 바꾸는데… 그것이 개미지옥의 시작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어디서 줏어온 ‘Sorina’라는 밑도 끝도 없는 브랜드의 일렉트릭 기타, 대학때는 알바해서 미국 브랜드 Kramer의 보급형 모델을 샀었다. 물론 몇 년 지나서 깨먹은 귀퉁이를 보고 원목이 아닌 MDF로 만든 합판 기타라는 걸 깨닫게 되었지만… 낙원상가 ㅎㅅㄴ 악기 개객끼.(지금은 사장 바뀌었음)


솔직히 친구들이랑 띵까띵까 하는데, 몇 십만 원 짜리면 됐지 무슨 명품 기타가 필요하다고. 나는 첫 번째 직장에 취직을 하자 마자 학부시절 계속 생각만 하던 기타, 중고로 200이 넘는 Fender Stratocaster Eric Clapton Signature를 12개월 할부로 질러버리고야 만다. 휴….


그러나 일을 그만두면서 돈이 필요해진 나는 이 기타를 중고로 팔아버리고 당시 중고 120만 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Fender Stratocaster American Standard를 구입하고 차액을 생활비로 쓰게 되었다. 그래. 아마추어가 120만 원 짜리 기타도 분에 넘치지. 무슨 내가 예술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인간은 늘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매년 추석 부근에 기타 사진을 찍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2008년쯤 추석에 찍은 사진. 왼쪽부터 Epiphone ES-335, Paul Leed Smith CE-22, Fender Telecaster American Standard, Fender Stratocaster American Deluxe. 기타는   대가 되었다. 주로 쓰는건 사실 왼쪽의 Paul Leed Smith CE-22   .

이건 2010년 쯤 찍은 사진이다. 왼 쪽부터 Paul Leed Smith CE-22, Washburn N4, Fender Stratocaster American Deluxe, Tobias Killer B 4 String이다. ES-335는 영 거추장스러운게 많아 금세 중고로 팔아버렸고 텔레캐스터는 N4 사려고 후배에게 싼 값에 넘겨버렸다. N4가 고등학교 시절 내가 정말 좋아했던 밴드 Extreme의 기타리스트 누노 베텐커트의 시그니처였거든.

이건 2016 즈음 사진이다. 라인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거치대  왼쪽 기타는 일본 ESP 기타크리프트 학과 체험 수업에 가서 만들어  스트라토캐스터이고 왼쪽  번째는 Epiphone ES-339. 세미할로우 기타가 또다시 궁금해졌는데   거추장스러운 작은 사운드홀이 마음에 들어 낼름 구매.  번째 기타는 친구가  Peavey Impact Milano 시리즈이고  옆은 2010년부터  방을 지키고 있는베이스 Tobias Killer B 4 String. 원목 컬러 그대로인 앞의 기타 John Suhr Modern Satin 22프렛은 친구가 자꾸 꼬셔서 덜컥 사버렸다. 아이고  허리야모델, 오른쪽은 2008년부터 터줏대감 Paul Leed Smith CE-22.

이 사진은 2019년에 찍은, 일명 ‘뮬저씨 쇼파샷’ *이다. 왼쪽부터 Godin Nylon SA 시리즈와 내 라인업에서 가장 장수한 Paul Leed Smith CE-22, 일본에서 만들어온 스트랫, 그리고 John Suhr Modern Satin 22프렛과 중국에서 업어온 가짜 Gibson Les Paul과 두번째 내방 장수 라인업 Tobias Killer B 4 String과 Peavey Impact Milano 시리즈, 마지막으로 Yamaha Silent Guitar. 이게 몇 대냐… 저렇게 죽 늘어놓으니 예쁘긴 하지만 쓰는 것은 Paul Leed Smith CE-22와 John Suhr Modern Satin 22프렛으로 보통 정해져 있다.


이번 추석엔 조카가 놀러 오는 바람에 추석 기타 쇼파샷을 찍지 못했다. 지금은 Yamaha Silent Guitar와 Godin Nylon SA 시리즈가 우여곡절 끝에 사라지고 다른 녀석이 하나 들어왔다. 사실 거의 모든 합주와 연습에는 Paul Leed Smith CE-22와 John Suhr Modern Satin 22프렛이 쓰이는데… 이걸 다 가지고 있는게 의미가 있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꿈꿨던 녀석들이 하나하나 내 손에 있고, 가끔 그걸 들고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아직도…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기타 이야기 #1:소년, 소녀를 위해 기타를 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