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런치 작가에 당선됐다.
브런치 작가에 당선되곤 2주간 나는 브런치의 노예로 살았다.
하루에 브런치 앱을
아..하루로 단위를 하면 안되겠다
깨어있는 시간 동안 한시간에 열 번 정도는 들어간 것 같다.
통계를 얼마나 눌렀는지
글을 읽는 사람이 늘어만 가는
이런 놀라운 세계에 빠졌고
모두가 내 글을 정독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12개의 글을 올렸고
2개의 댓글이 달렸다.
5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라이킷
정말로 라이크 잇 하십니까.
내글을 라이킷 한 분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눌렀다.
상부상조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고
뭐 그런 것 아니겠는가.
첫날 28명의 사람이 내 글을 읽었다.
맙소사.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나고
삼십명 사십명
그리곤 십일쯤 지난 어느날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다.
기자로 15년을 살아왔는데
나름 유가부수 몇만의 ABC 상위에 집계되는
전문지 기자인데
수천 수만의 사람이 내 글을 읽어왔는데
왜 20명, 30명에
이토록 집착하게 되는 걸까.
내 아이의 이야기,
워킹맘으로 잘해주지 못한 미안한 맘
아이의 일상을 눈으로 보지 못한 아쉬운 맘
그래서 일기로 기록하고 싶어 시작한 브런치는
점점 탐욕스러워져 가는게 아닐까.
통계를 누르다 못해
이제 브런치 조회수 늘리기 이런 단어를 검색하는 나를 보자니
어이가 없었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조회수 2000을 넘긴 사람들의 수기를
조심히도 읽다보니
이게 아닌데
이건 일기인데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한명이 읽고 공감하면
정말로 ‘라이크 잇’하면
위로받을텐데.....
그래....다시 시작하자...
오늘로 내 브런치는 하루 조회수 9를 찍었다.
9명의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잘못 들어와 지나쳤던
내 아이의 이야기를 보고 폭풍 공감하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나는 내일부터 다시 일기를 씁니다.
검색어가 비루하고 중복돼
노출이 되지 않아 조회수 한자리가 되더라도
나의 일기, 나의 기록, 나의 이야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