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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Oct 23. 2024

빌라 투자를 한다고?

한동안 찬밥 신세를 받던 빌라가 정부에서 여러 가지 세금 혜택으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 지인들도 재개발 빌라를 사고 싶은데 어디를 사야 할지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있어 나 나름대로 오랫동안 빌라 투자 물건을 보유한 투자자로서 빌라 투자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 볼까 한다.


일단 빌라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반대하고 싶다. 특히 무주택자인 경우는 같은 값에 빌라를 살 것인가? 수도권 역세권 아파트를 살 것인가를 비교 고민해 보고 웬만하면 그래도 아파트를 추천한다. 상승폭, 환금성, 전세 상승, 관리 측면에서 아파트가 투자자 관점에서는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투자를 하고 싶어서 2~3년, 4~5년을 바라보고 재개발 될 아파트를 생각하고 투자한다면 빨리 그 생각을 접어라. 생각보다 재개발 기간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신 오래 걸린다. 아니라고 더 빨리 될 수도 있다고? 사업시행 인가 떨어진 거나 철거되는 입주권을 사면 된다고? 글쎄 서울 시내에 그 정도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은 최소 7~8억의 피가 형성되어 있다. 권리가액을 더하면 10억이 가뿐히 넘어갈 물건들이다.


물론 서울 외곽지역의 입주권은 더 저렴한 것도 많다. 그렇다면 과연 외곽 입주권을 사느니 수도권 역세권 1급지 아파트를 사는 것이 더 좋다. 진행이 빨리 된다고, 빌라가 싸다고 변방지역의 빌라를 사면 절대 안 된다. 항상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를 하면서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


혹자는 급한 것이 없어서 묻어두려고 빌라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봤을 때는 아주 좋은 생각이다. 빌라 투자는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최소 10년 아니면 20년이 될 수 있다. 당신 세대에서 안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멀리 보고 아들이 커서 장가갈 때 즈음 될 수 있는 정도로 멀리 보고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빌라 투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심신의 건강에 좋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라톤 선수처럼 몸이 가벼워야 한다. 즉 투자금이 작게 들어가야 한다. 무리한 투자금은 마라톤에 적합하지 않다. 단거리 즉 단타에만 적합하다. 여기서 단타란 4~5년 내에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솔직히 빌라에서 단타를 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단타를 생각한다면 종목을 바꿔야 한다.


멀리 보고 투자를 한다면 좋은 입지의 빌라를 사라. 좋은 입지 즉 강남, 서초, 송파 등 핵심지역에 재개발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노후도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것들은 투자자들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빌라가 착한 가격이다. 더군다나 입지가 좋기 때문에 전세가 높다. 즉 투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빌라를 매수할 때 썩은 빌라와 신축 중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주변에 신축이 많이 들어와 있다면 일단은 재개발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신축이 지어지면서 계속해서 노후도를 깎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매가가 싸다고 썩빌을 사게 되면 상대적으로 전세가도 낮기 때문에 투자금 측면에서는 준신축급과 비슷할 수 있다. 단순히 매매가가 낮은 물건을 보지 말아라. 썩빌은 수리의 연속이다. 과거 나는 반지하 물건을 도배하고 일주일 뒤에 와서 보니 온 사방이 곰팡이 꽃을 피운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울러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 보일러 누수 등등 최악의 임대인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빌라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대지지분이다. 무조건 대지지분이 큰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자칫 매매가 높아 물건이 무거울 수 있다. 대지지분이 크면서 매매가가 낮고 전세가가 높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런 물건을 시장에서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즉 대지지분이 크면 매매가 높을 수 있고 신축이면 전세가가 높아 매력적이지만 신축 버블이 낄 수 있다. 그리고 지분 쪼개기로 인해서 대지지분이 작을 수 있다. 빌라는 정말 '케바케'로 이걸 사라고 정답을 말해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재개발 투자는 잘 사서 오래 보유하게 된다면 정말 저렴한 비용을 투자해서 서울 요지에 새 아파트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도 과거 2010년에 대지지분 6평짜리 빌라를 2억에 낙찰받아서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당시에는 내가 투자한 곳은 구역 지정만 되었고 조합이 설립이 되기 전이었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물건들은 시세가 4억 5억씩 하고 있었다. 다른 지역들은 사업 속도가 빨리 진행되었고 피가 많이 붙어 있어서 엄두를 못 낼 상황이었고 그래도 나는 재개발 빌라 투자를 하고 싶어 물건을 찾던 중 존치 관리 지역에 있는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존치 관리지역이라 함은 노후도가 충족되지 않아서 조합 결성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4~5년 지나면 뭐가 돼도 되겠다는 심정으로 들어간 물건이다.


그런데 정말 예상대로 4년이 지난 후 조합이 결성되었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현재는 철거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고 예상 입주는 2018년이다. 운이 좋아서 소액 투자로  빨리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빌라를 매입하고 18년 만에 서울에 새 아파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만약 당신 같으면 18년 후에 서울에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면 할 수 있겠는가? 나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아서 그나마 빨리 진행되는 케이스이다. 20년, 30년이 되어도 꼼작도 하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 거래도 안되고 전세도 쉽지 않은 곳이 비일비재해서 빌라 임대 지옥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다시 빌라 투자를 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두에 언급했듯이 나를 위한 투자보다는 나의 자녀들을 위해서 묻어두는 투자를 고민할 것 같다. 서울 변방보다는 핵심지역으로 그나마 신축들이 많지 않은 곳을 보지 않을까  전세가가 그래도 높은 곳 대지지분이 높으면 좋지만 대지지분이 낮아서 매매가 작지만 입주권이 나올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빌라 투자는 빌라를 사는 순간 임대 지옥의 문에 들어설 수 있다.

빨리 들어가서 빨리 빠져나온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당신이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자신감으로 대부분 들어가지만

사는 것은 당신의 자유 의지지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파는 것은 쉽지 않다.

팔기 위해 신에게 간절히 기도를 해도 신은 당신을 외면할 것이다.


선수가 링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 계획이 있다. 한 대 쳐 맏기전까지는... _마이크 타이슨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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