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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Nov 16. 2024

'조삼모사'의 삶

-조삼모사(朝三暮四)-


춘추전국시대에 송나라의 저공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많이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가 부족하게 되자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말하기를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제한하겠다"라고 말하자

원숭이들은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못 견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라고 하자

그들은 좋아하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눈앞에 이익만을 먼저 취하고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원숭이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하는 조삼모사는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간도 먼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당장 내 눈앞에 떨어지는 이익, 즐거움만 추구하는 것이 어쩌면 원숭이와 유사하다. 분명히 내일 되면 후회하는 일을 전날 저녁에 한다. 치킨에 맥주를 마시고 아침이 돼서 후회를 한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수취가 높게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혈압약을 먹으면서도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 소주에 삼겹살을 먹는다. 뻔히 기름진 것을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아 나중에 중병이 생길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즐거움에 심취한다.

사람들은 내일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아침 운동 계획을 세우지만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를 시청한다.


이런 즉흥적인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습관은 투자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사람들은 단타를 좋아한다. 당장 투자에서 결과가 나오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5년 후, 10년 후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 당장 좋은 집, 지금 당장 수익이 나는 물건, 지역에만 관심을 갖는다. 이에 반해 부자들은 당장 수익보다는 미래에 오를 곳에 더 관심이  많다. 돈이 많으니까, 여유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반문할 수도 있지만 부자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반대로 움직인다. 왠지 당장 수익이 나는 것들에 대해 의심을 한다.


부자들은 당장 수익이 창출되는 것에 대해 일단 의심부터 하고 시작한다. 좋아 보이는 것에 대해 거리를 둔다. 왜 그럴까? 그들은 그 유명한 원칙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라는 대 원칙을 오랜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 때문이다. 일정 이상의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노력,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쉬운 곳에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들의 투자는 항상 쉬운 투자보다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누군가 투자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일단 지출을 줄이고 종잣돈 만드는 일을 최우선으로 시작하라는 말을 나는 많이 한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단 카드를 사용하지 말고 직불 카드 내지는 현금을 사용해야만 지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수도 없이 말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카드 쓰는 것을 끊지 못한다.

카드를 쓰는 것과 직불카드를 쓰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카드를 쓰는 것은 카드 회사로부터 선 대출을 받아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리고 월말이 되면 카드회사에 되갚아줘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나중에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은 까맣게 잊어 먹은 채 당장 소비하는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 지금 당장 즐거움에 심취하게 되고 이후에 오는 고통은 모르쇠로 무시하게 된다. 이런 소비행태는 지출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내가 얼마의 카드빚이 있는지 잘 인지가 안되게 된다.


이에 반해 직불카드나 현금을 쓰는 것은 어떨까? 당장 내가 소비를 하게 되면 핸드폰에 잔액이 찍히게 된다.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때마다 고통이 오게 된다. 현금을 지불하게 돼도 마찬가지다. 지갑이 비기 때문에 이런 고통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원래 사람의 특성은 내 것이 소비되고 없어질 때 극심한 스트레스가 동반된다고 한다. 직불카드나 현금은 이런 스트레스를 지불할 때마다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소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소비 행위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카드는 사용할 때 잘 모른다. 스트레스가 없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자동이체로 카드빚이 나갈 때 잠깐 스트레를 받고 다시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거의 없게 되기 때문에 지출을 절대 줄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지불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모든 직장인은 언제 가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그때는 더 이상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노후는 그때 가서 생각하지 벌써부터 그 스트레스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노후를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지금 당장도 돈이 부족하고 힘든데 먼 미래까지 고민하는 것은 너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직장인이 많다.


직장인들은 당장 오늘 회사 가서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만 생각하지 먼 미래의 노후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도 원숭이와 같은 동물이다. 당연히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능대로만 움직인다면 대중을 따르게 되고 이는 결국 평범한 빈자의 삶에서 벗어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빈자와 부자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본능의 삶을 사느냐 아니면 그 본능을 억제하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나는 직장인으로서 원숭이처럼 조삼모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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