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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ity Sep 13. 2019

왓챠플레이로 영화를 보는 이유

주간 취향 : 영화 편

'영화 봐야지! 근데 뭘 봐야 하지?'

'딱 내 마음에 드는 영화만 보고 싶은데..'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문화생활을 할 순 없을까?'



문화생활? 하고는 싶죠.


나는 드라마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 중 하나를 택하라면 무조건 영화다. 드라마는 호흡이 길다.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 앉은자리에서 궁금한 건 없애고 싶고, 한 번 보기 시작한 드라마는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이다. 그렇다 보니 새로 나온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참곤 했다. 매번 참다가 까먹어 버렸지만 말이다.


드라마보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영화를 자주 보는 성격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주중엔 바빠서 엄두도 못 내고, 주말에만 짬 내서 3-4편 정도 보는 편이다. 영화관을 자주 가는 편도 아니다.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최신작에 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조금 지난 영화나 예전에 본 영화가 좋다. 이미 본 영화는 또 봐도 새롭고 재미있으니까. 영화는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이다. 좀 더 준비된 상태에서 진지하게 보는 느낌이랄까. 드라마나 유튜브에선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매일 영화나 드라마를 볼 정도로 문화생활 덕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다.  바쁜 일상 속에서 숨실 곳 하나 정도는 두고 싶은 마음이니까. 그런 내게 왓챠플레이는 주말의 달콤한 여유를 준 브랜드다.


사진 : 왓챠플레이 홈페이지


우선, 가성비 있다.


내가 넷플릭스를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다(물론 주관적이다). 영화, 특히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 내게 만 원 넘는 가격은 부담스러웠고, 가격을 절감하기 위해 3명을 구해야 하는 점은 불편한 조건이었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저렴한 편(월 7,900원)에 속하는 왓챠플레이로 갈아탔다. 그리고 그 결정에 후회하진 않는다.


우선, 알차다. 주말에 짬 내서 영화 3-4편 정도를 보는 내겐 합리적인 가격이다. 비싸지도 않고, 영화관에서 보거나 단품으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어플 UI가 깔끔한 점도 마음에 든다. 주로 밤에 영화를 보는 내 입장에서 검은색 배경의 인터페이스는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해 준다. 핸드폰 속 작은 영화관 같달까.




추천도 잘한다.


사실 내가 왓챠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내 취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왓챠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잘 알려준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사람들은 영화에 신중하다. 2시간 동안 볼 영화를 찾기 위해 1시간 동안 웹서핑을 한다. 책이나 TV 프로그램은 다소 짧은 시간을 들이고도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상대적으로 텀이 길기 때문에, 적어도 한 시간은 봐야 취향에 맞는 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되도록 쉽고, 편하게 찾고 싶어 한다. 왓챠플레이는 그런 영화 마니아들을 주목했다. 자신에게 맞는 영화에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 왓챠플레이 홈페이지


왓챠는 약 5억 개의 사용자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네이버의 40배다), 영화 사업자에게는 데이터를 제공해 수익을 얻고 사용자에게는 데이터를 받는 대가로 CPT(콘텐츠 프로토콜 토큰)를 제공한다. 영화 사업자 입장에서는 목표 관객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어 비용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신 그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관객과 콘텐츠 사업자 사이에서 발생했던 문제점이 왓챠의 데이터로 해결됐다.


실제로 왓챠플레이는 영화 '감상' 서비스보다는 영화 '추천' 서비스로 더 유명하다. 사용자들의 70% 이상이 추천 서비스로 영화를 감상한다. 왓챠로 다진 데이터 덕분에 왓챠플레이의 추천 서비스는 정확도가 높았고, 그 덕에 사용자의 잔존율 또한 70%를 달성했다. 관련 기업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구독 잔존율이 4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왓챠의 잔존율은 높은 수치다. 왓챠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 경쟁 구도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왓챠의 개인화 서비스 때문이다.




공유하기도 쉽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왓챠플레이의 좋은 마케팅 중 하나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명언 카드'다. 카드에는 영화의 핵심 장면이나 문구들이 담겨 있는데, 필자는 이 카드를 보기 위해 영화의 끝을 자주 재생하곤 했다. 좋은 영화를 감상하고 나면,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명언 카드들이 나온다. 독자들은 이런 카드를 넘겨보며 마음에 드는 대사와 장면을 sns에 공유한다.


카드 없이 영화를 추천하려면 캡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저작권법상 캡처는 불가능하고, 굳이 하려면 구글링을 통해 이미지를 다운 받아야 한다. 이왕 sns에 올리는 거 좀 더 예쁜 사진으로 올리고 싶지만, 하나하나 찾자니 귀찮다. 그런 점에서 왓챠의 <명대사 다시 보기> 기능은 유용하다. 마음에 드는 영화, 추천할 가치가 있는 영화를 쉽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독자뿐만 아니라 왓챠에게도 좋은 점이다.


사진 : 왓챠플레이 모바일 앱



요샌 드라마도 잘하던데?


요즘의 왓챠플레이는 그 인기를 실감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그 비결은 콘텐츠 독점 서비스다.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나 옥수수와 달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았다. 대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적할 만한 작품을 독점 서비스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실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왓챠플레이는 HBO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 전 시리즈를 들여온 이후 특히 유명해졌다. 그뿐인가,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인 '리틀 드러머 걸 : 감독판'은 넷플릭스도, 영화관도 아닌 왓챠플레이에서 단독 공개했다. 최근에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미국과 영국에서 화제가 된 '킬링 이브'와 '체르노빌'을 단독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왓챠로 갈아타야겠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사진 : 왓챠플레이 홈페이지


걱정되는 점은 독점 서비스가 언제까지 가능한 지의 여부다. 2019년 하반기 OTT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상파 3사의 ‘푹'과 SK텔레콤 ‘옥수수’의 통합 법인은 대형 OTT 플랫폼을 하반기 선보이며 글로벌 OTT사업자에 맞서고 있다.


애플 또한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다. 자체 제작 독점 콘텐츠는 물론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HBO 등 방송사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오는 11월에는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된다. 전 세계에 마니아층을 확보한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내셔널지오그래픽(NGC) 등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이 예상된다.


왓챠플레이의 경쟁자는 더 이상 넷플릭스만이 아니다. 좋은 콘텐츠,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라면 전부 왓챠플레이의 경쟁자다. 왓챠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걱정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왓챠플레이의 구독자로서 어떤 좋은 작품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참고자료



https://play.watcha.net/home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032&aid=0002959336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4/2019032400005.html

https://brunch.co.kr/@freejia918/117

https://news.joins.com/article/23491591

http://mobileinsight.info/개인화-추천-서비스-왓챠-왓챠플레이-넷플/

https://www.mobiinside.com/kr/2018/10/19/marketingtalk-watcha/

https://www.asiae.co.kr/article/2019031112383383123

http://www.fnnews.com/news/201906221135102494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chernobyl_kr_5d4922c1e4b0244052e04b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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