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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치 Sep 06. 2021

[어느 주말] 0. 프롤로그

0. 지극히 평범했던 어느 주말


일요일 밤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냈고. 오늘은 지극히 침대에 푹 눌러붙어있는 하루를 보냈다.


어제는 때마침 코로나 접촉자가 되었던 친구와 2주 가량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만났다.


사실 그는 친구가 아니었다. 이제 친구가 되려고 하는 관계인 자와의 만남이었다. 이 주 가량의 거리두기가 그 친구와 잡았던 손을 놓고 다시 대화와 장난으로 메워진 친구 관계를 이끌어나는데 도움이 될까. 이런 관계는 처음이다.


괜히 나갈 준비를 하다가도 다시 시계를 들여다보게 되고, 손을 한번 더 닦게 되고, 마침 갑자기 목이 아프지는 않은지 한번 더 목청을 가다듬게 되기도 했다. 시간은 잘 갔고, 손은 빳빳할 정도로 깨끗했고, 내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



친구는 조금 늦었다. 역에서 기다리며 생긴 여백의 시간을 스스로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다짐하는 것으로 채웠다. 허나 확신은 없다. 우중충한 회색빛 구름은 저녁시간임에도 하늘을 희뿌옇게 만들어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사실은 하염없이 구름을 바라보며 그 친구가 오지 않기를 바랬던 것 같다.



내 느낌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 사이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하고자 한다.








오만한 믿음, 하지만 언제나 넘어가버리는 그 오만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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