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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exQ Nov 18. 2022

중소기업을 위한 SCM 구축

5.    SCM 솔루션에서 엔진은 필수일까?

앞서 SCM 솔루션이 MES와 WMS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왜 과거에 SCM은 다른 솔루션과 차이가 났던 것일까?


SCM이 첨단 무기로 인식하게 만든 차이점은 바로 SCM 엔진이다. 엔진을 장착한 후에 SCM 시스템은 APS(Advanced Planning System)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엔진?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하는 그 엔진? 솔루션에 있는 엔진이라면 대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서 엔진을 들여다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엔진의 정체를 온전히 알기는 매우 힘들었다. 심지어 비싼 돈을 내고 엔진을 도입했지만 엔진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하는데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엔진은 비행기의 블랙박스보다 더 튼튼히 포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기계이든 알면 간단하지만 모르면 신비해 보인다. 신비한 엔진은 SCM의 엄청나고 많은 약속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 같기도 했다. 컨설턴트들이 남기고 간 수많은 수표들은 엔진을 통해 현금으로 바뀌어야 했다. 


하지만 SCM 엔진은 기업의 현금이 되어주지 못했다. ROI를 기대했던 기업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엔진을 분명 설치했지만 엔진이 주는 효과는 구현이 안 된 다니? 이건 마치 그 옛날 황우석 박사 사태를 떠올리는 사건이었다. “줄기세포는 없다” 황당해하는 당시 만평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줄기세포가 원자폭탄처럼 크게 터졌다면, SCM 엔진 사태는 될 수 있으면 소문이 나지 않게 그러나 파장은 못지않게 터졌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으니 내상은 더 컸었 을 수도 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한 대답도 시원치 않았다. 애초에 블랙박스 안에 모신 것이었기 때문에 잘 뜯어볼 수도 없으니 말이다. 

우리가 잘못 도입해서 그런 것이겠지? 하고 자책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i2 solution이 걷어내 지고 다른 여러 엔진들을 다시 시험해 보는 모습을 보면서 기업들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SCM 엔진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어쩌면 SCM이 한 동안 큰 침체기를 겪은 것도 엔진 도입의 실패와 연관성이 가장 크지 않을지 모르겠다. 


오늘날에도 많은 기업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진을 도입하고 있지만 시원하게 성공해서 잘 쓰고 있다는 소식이 많이 들리지 않는다. 

모든 기계의 목적이 그렇듯이 SCM 엔진도 사람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일을 대체하고 더 효율적으로 잘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이 되었다. 


그렇다면 엔진을 도입하기 전에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SCM 엔진이 우리 SCM 솔루션에 반드시 필요할까?라고. 

만약에 꼭 SCM 엔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어떨까? SCM 솔루션에서 엔진을 뺀다면 SCM은 SCM 부서 및 계획 업무의 정보화 혹은 DX(Digital Transformation)의 성격을 갖는다. 비용 또한 확연히 줄 수 있다. 엔진에 대한 비용도 비싸지만 엔진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해 주는 엔지니어들의 가격표도 꽤나 높기 때문이다. 


엔진이 필수일까?라고 질문했던 것처럼 반대로 엔진은 정말 필수가 아닐까?라고 질문할 수도 있다. 특정 산업과 특정 제품에는 효율적으로 계획 수립을 위해서 적합한 SCM 엔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엔진의 도움을 받아 SCM 계획을 훌륭하게 짜는 Planner들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엔진을 필수라고 밀어붙이는 것 못지않게 엔진의 완전 무용론도 위험한 접근이다. 

특히 필자도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패키지 식의 블랙박스 대신 새로운 엔진 구축 시도를 하였고 제법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하였다. 업무 요구에 맞추어 수학적 최적화 식을 설정한 후 엔진(정확히는 G사의 Solver)을 통해 값을 구하는 방식이었는데 아무래도 패키지 방식보다 자유도가 높은 장점이 있었다.


SCM을 오랫동안 같이 해온 입장에서 언젠가 SCM 엔진이 진화를 거듭해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처럼 엔진이 사람의 계획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염원한다. 

"왜 아직도 SCM 엔진을 안 쓰는 거야?"라고 물을 수 있을 정도로 SCM 엔진의 성공 경험이 널리 퍼지고 정착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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