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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하 Jul 05. 2020

너를 소중히 여기는 것 곧, 나를 그리 여겨야 하는 것

그렇게 우리를 소중히 여기는 것.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쓰면 자신은 물론 남도 즐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7p)
“자기 자신도 재미없는 글을 다른 사람이 읽어서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독자로서의 글쓰기 기술’이다.” (9p)

-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다나카 히로노부)



  

  

  내 마음을 지나 소중한 마음으로 전해지는 글이, 그 마음의 밤 결을 조금이나마 따스히 밝혀 주면 좋겠다는, 그 일념 하나로 시작한 모든 것이었다. 무엇이 이런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인지, 그 무엇으로도 꺼지지 않고 되려 바람이 불면 불 수록 더 활활 타오르는 이 등불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지금의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오직 신만이 아실 일일 터였다.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글쓰기란 진정 무엇일까 싶었다.





  내게 있어 글쓰기란, 캄캄한 어둠 속에 한 자 한 자의 등불을 놓아 길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 길이라 걸었던 모든 것이 낭떠러지 었음을 깨닫게 된 순간, 길은 커녕 등을 수놓는 방법조차 잊은 것만 같았다. 발 디디고 선 공간이 쉼표보다 작은 온점과 같이 느껴졌을 때, 눈을 감으면 남은 건 암흑뿐일 것이라 생각했다.


  눈을 감은 그 자리에는 소중한 마음을 향한 너무도 선명한 등불이 여전했다. 은은하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등불을 보며 이대로 멈춰 서 있으면 불타 죽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좋은 건 왜일까. 소중한 마음에 닿는 것이라면 그 어떤 역경이든, 역시 아무래도였다.


  그렇게 내딛기로 결심하며 발을 내디딘 그 순간 발 앞에 놓인 이 책,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은 글 쓰는 암흑 속을 걷는 방법에 관한 설명서와도 같은 것이었겠다.



  

  내 마음을 쓴 글이, 소중한 마음을 웃게 하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따스히 데워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쉼을 내어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읽고 평안히 잠드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힘을 내어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위로가 되어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헤치는 그 모든 목소리를 잠재워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아주 많이 슬퍼해도, 울어도 괜찮다 말해주며 언제까지나 함께 울어주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

  .

  .

  그렇게 소중한 마음이 순간순간을 즐기며 영원을 살게 하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먼저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라고 하더라.


  알아가야 할 부분이 한참인 소중한 마음 앞에서, 다 알 수가 없어 전전긍긍한 마음으로, 그 마음에 닿기 위해 애가 탔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정답이 내게 있었다니. 나를 벗어나 그 밖을 거닐며 이름 없는 족적으로 나고 졌던 지난 발자국들을 무어라 기억해야 할지.


  결국 소중한 마음을 사랑하는 일이, 내 마음을 사랑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소중한 마음이 읽으면 좋을,

  내가 읽고 싶은 나의 글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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