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
내 취향 몽땅 모아놓은 영화..
잊기 전에 써놔야지. 스포있어요.
듄, 내가 좋아하는 모든 걸 모아놓은 느낌. 중세 시대나 잘만들어진 미래 시대(스타워즈, 컨택트)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걸 다 모아놨다. 미래 시대인데 인간과 로봇과의 전쟁을 치룬 인간이 건설한 미래(의미인 즉 미니멀리즘한 미래 시대에 아름다운 고대의 것은 다 갖추었다 하아) 귀족이 등장할때 백파이프 30개를 동원한 음악이 함께 나오고 두루마리를 펴 황제의 명을 읽고 밀랍도장을 찍는다.
만년인가 이만년이 지난 미래 시대에서 기다리는 메시아는 황제와 종교 집단(예지와 직관에 능한 여성들의 단체 베네 게세리트)이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계획하고 계산한 아이가 점지 되어 나타나야 했는데 티모시의 어머니이자 베네 게세리트인 레이디 제시카가 사랑에 빠져 계획과는 달리 아들을 낳고(성별을 택할수 있음) 그 아들, 티모시 살라메가 메시아의 능력을 갖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고도 어떻게 안 빠질수 있음?
좀 불편했던 장면은 나쁜 놈은 거동이 불편하고 못생긴 사람으로만 채워놓았고 좋은 편은 그냥 다... 조각품으로 채워놨어.. 드니 감독님 모르지 않았을텐데 순수하게 덕질한거 좀 잘 알겠고. 덕분에 오스카 아이작, 티모시 살라메, 레베카 퍼거슨 보면서 그냥 눈이 호사하긴 했다.
한스 짐머 음악은 뭐 그냥 진짜 최고였는데 한스 짐머 스스로 듄의 팬이라 이 책을 처음 읽은 10대 때부터 너무 좋아해 어떤 음악을 만들지 그때부터 생각해왔다고 했다. 그래서 테넷도 거절했다고. 그래서 거의 50년에 달하는 준비 기간이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2편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계속 드니 빌뇌브에게 2편 음악은 이거야, 이거 들으면서 2편 구상해봐 하면서 작업 음악까지 (1시간 반에 달하는)공급해줬다고.. 그래서 드니 빌뇌브가 그만 보내라고 해야 했다고 한다. 이 무슨 사치인가 한스 짐머가 작업 bgm을 만들어줘..
드니 빌뇌브는 만년이나 지난 미래에서 왜 오케스트라만 쓰이겠냐고 톱날, 용수철, 우주선에 쓰이는 초내열 합금같은거를 재료로 해서 악기로 만들었고 실제 용접기사인 사람을 섭외해 금속 재질의 음악을 만들엇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람의 목소리가 미래엔 더 중요해질거라 여성합창단을 가장 중요하게 사용했다.
오스카 아이작은 듄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에게 편지를 썼다고. 듄을 사랑한다고. 그의 사랑 영화에서 잘보았다..
레베카 퍼거슨은 잘모르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 그냥 최고 지존 카리스마라 반해버렸고 왜이렇게 섹시함? 누구 말처럼 목까지 단추채우고 나오는데 여기 나오는 모든 사람이 섹시하고 사막마저 모래마저 섹시하다.
티모시 살라메가 듄 찍는다는 얘기 듣고 거의 2년 되었나 그렇게 기다려왔던 작품인데 생각보다 진짜 훨씬 좋았고 2편 진짜 말도 안될거 같음. 1편은 서사 푸느라. 난 좋긴 했다.
아, 그리고 필름클럽 최다은 피디님이 말씀하시길 영화라는 동력이 있어 이 이야기에 맞게 새로운 음악이 탄생하고 저변이 넓어지며 또 영화가 가진 자본력 같은 것들이 모여서 음악에 있어 '영화 음악'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말씀 하셨는데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지점이라 흥미롭고 공감되었다.
책 듄은 50년도 전에 출간된데다가 이때까지 제일 많이 팔린 sf라는데 왜 나는 여태껏 몰랐을까 싶고 이렇게 모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대체 얼마나 많단 말인가, 게다가 새로 탄생할 이야기는 얼마나 많을까 행복해졌다.
영화 듄은 정말 3시간 내내 아름다운 현대미술 작품 안에 들어가있다 나온 기분이고
마감끝나면 보려고 했는데 막내린다는 얘기 듣고 하루에 한 시간씩 작업 더해서 겨우 시간 만들어서 기어코 봤는데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 또 꼭 볼거야 영화관에서 ㅠㅠ 진짜 이 영화를 본 사람 모두 너무 듄 자체를 너무 사랑하는게 느껴졌고 근데 그걸 너무 잘해. 그것도 너무 부럽다. 아 그리고 원래 티모시 살라메 사랑했는데 더 사랑하게 되었다 흑흑 드니 빌뇌브랑 한스짐머도요.
참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김혜리 기자님의 필름클럽에서 가져왔어요. 최다은 피디님 이야기와 함께 너무 재미있었어요.
#듄 #du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