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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나 Mar 23. 2023

AI와 불쾌한 골짜기

바야흐로 AI 전성시대

근무하는 출판사의 프로젝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 굉장히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대화형 AI인 ChatGPT가 집필하고  이미지 제작 AI 셔터스톡이 일러스트를 그렸으며 번역 AI 파파고가 옮긴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스노우폭스북스)이라는 책에 관해서 말이죠. 이 도서에 인간의 손길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은 단 7일 이내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굉장히 호불호가 갈리며 여러 반응이 뒤따랐지만 여기저기서 화제가 되긴 하였으니 획기적인 기획이자 시도였다고 생각되네요.


점차 인공지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우리의 삶 속으로 마구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AI는 더더욱 발전할 것이고 이는 부정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사실입니다. 한때 인공지능이 단순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나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창작과 관련된 분야에는 발판을 뻗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무색하게도, 인공지능은 현시대 미술, 음악, 문학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놀랍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 AI들은 마치 '인간이 모든 창작과 예술의 원형이다'라는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단숨에 깨트려버릴 듯한 위압감을 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ChatGPT와의 대화)


ChatGPT와 짧은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직접 타이핑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모니터 위로 흐르며 문장이 탄생합니다. 마치 실제 사람과 채팅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는데요. 대화 수준이 상당합니다. 영화 <Her>에 나오는 인공지능 모델처럼 곧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이 출시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ChatGPT는 현재 감정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서 텍스트에서 감정을 추출하고 분류하는 기능을 가진 모델도 있다고 언급하더군요. 저는 ChatGPT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거나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인공지능 모델을 살펴보며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아시나요? 이는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주장한 '익숙하지만 동시에 불쾌한 것(Das Unheimliche)'이라는 개념을 토대로 파생된 이론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이자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에 의하면, 인간은 로봇이 인간의 모습과 흡사할수록 호감을 느끼지만 그 흡사함이 일정 이상의 수준이 되면 급격하게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본질적으로 인간이 아닌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불완전하게 흉내 내는 모습이 참 기이하게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Peter Pieras')


휴머노이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로봇인데, 아무래도 아직은 기술의 한계로 말과 동작이 부자연스럽고 인간스럽지 않죠. 우리는 평생을 살아오며 인식된 관념 하 기대한 것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 로봇에게 자연스레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인공지능 언어 모델링에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이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불쾌한 골짜기'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뇌가 인식하는 방식을 설명한 이론이라 인지와 심리에 관련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기에 이 이론이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의 말과 그림에서 느껴지는 기기함과 어색함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AI에 기대감과 공포심을 동시에 느끼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아직은 불완전하나 다양한 면에서 인간을 뛰어넘을지도 모르는 능력을 가진 AI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도 알려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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