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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나 Aug 21. 2023

《동경 책방기》 도쿄의 크고 작은 서점들

최혜진 김설경 권아람 지음

《동경 책방기》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도쿄의 크고 작은 서점들

최혜진, 김설경, 권아람의 《동경 책방기》


일본의 작은 서점들은 각각의 철학과 개성이 담긴 문화를 자발적으로 형성하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느릿한 감성을 좇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책을 파는 판매처의 개념보다는 하나의 문화 크리에이터로서 발돋움 중인 서점들을 통해,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창작적인 요소를 살펴볼 수 있으며 천천히 아날로그적 향수에도 빠지게 된다.

최혜진, 김설경, 권아람 작가는 도쿄 지역의 작고 매력적인 책방들을 탐방하여 아름다운 한 권의 기록으로 남겼다. 고서점과 독립서점 가릴 것 없이 직접 발품 팔아 카메라에 담아온 소중한 서점들을 독자에게 공유한다. 일상과 함께 녹아들어 우리와 같은 하늘을 보고 있는 소담한 책방 풍경을 가감없이 드러내 상당히 아끼는 보물과도 같은 책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본 여행을 많이 갔지만, 일행이 있기도 했고 일정에 쫓겨 서점가를 가 볼 기회는 딱히 없었다. 마음 먹고 여행하려고 해도 상황상 무리가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물해 주었다.


책은 마치 동양의 옛날 서적처럼 실제본 되어있다. 180도로 쫙 펴지기 때문에 보기 아주 편하다. 서점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마지않게 하는 사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어서 얇지는 않으나 단어와 문장이 쉽게 쓰여있어 꽤나 술술 읽힌다. 그리고 각 장소마다 구글맵으로 연결할 수 있는 QR코드도 심어두었기에 실제 여행 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역별로 섹션이 나뉘며, 도쿄 이곳저곳의 서점 이름이 적혀있다. 또한 각 서점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에 주소, 영업시간, 운영 중인 홈페이지와 SNS 등이 몹시 자세하게 적혀있기 때문에 별다른 조사 없이 이 책 한권으로 관심이 가는 일본 책방의 상세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맨 뒷장은 부록처럼 미술관과 도쿄 맛집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맛집의 경우 놀라울 정도로 특징과 꿀팁이 굉장히 섬세하게 적혀 있어서… 식도락 계획 짜기 아주 좋아보인다.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소개해둔 점이 몹시 마음에 든다. 

책방 고유의 감성을 담아낸 따뜻한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도쿄의 서점들은 책은 물론 각종 소품 역시 판매를 겸하고 있는 곳이 많다.  개중에는 전시 및 갤러리 그리고 카페까지 활발하게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눅눅한 서점 이미지에 비해 "문화를 일구어낸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사장님들의 책에 대한 가치관과 개성이 너무나도 뚜렷해서, 그에 따라 각 서점의 오리지널리티가 달라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정말 다양한 서점이 토막토막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무엇에 가까운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깨알같이 직원들 인터뷰도 실려있는데, 읽는 데 아주 소소하고 쏠쏠한 재미가 있다.


동경의 크고 작은 서점들의 조각을 실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종합문화를 아우르며 잔잔한 감성을 찾는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단꿀과도 같은 책이다. 누군가의 추억을 담았기에 더 애정이 가는 도쿄 책방 가이드북. 애정어린 시선이 담긴 서점을 바라보며 우리는 오래된 책 향기와 더불어 깊은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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