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귀차니스트가 된 것이. 내가 기억하고 있을 모든 기억을 다 떠올려보면 항상 나는 귀찮아했다.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고, 조금만 움직여도 할 수 있도록 효율을 중시하고, 어떻게 하면 더 쉽게 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결국은 하지도 않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결국 스스로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패배감만 늘어났다.
하고 싶은 것이 참 많다. 궁금한 것도 많다. 하지만 내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이 아이러니. 뭐 할까 고민만 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마는 이 상황이 참 싫다. 뭐라도 했으면 하나라도 했을 텐데 뭐가 좋을지 고민만 하니 나아질 수가 없다.
뭐가 좋을까. 귀차니즘을 극복하려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귀차니즘은 귀찮아서 실천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실천의 적은 생각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실천의 반대말은 생각이다. 물론 생각을 해야 실천을 할 수 있다. 그건 당연한 이야기지. 근데 생각만 많아서는 절대 실천할 수 없다. 오히려 실행력이 높은 사람들 중에는 아예 생각하지 않고 바로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결과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생각 없이 실천한 사람들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이루었다. 물론 더 많이 잃어보고 더 많이 실패했겠지만.
실패에는 총량이 있다. 내 인생에서 할 실패를 다 하고 나면 나중은 성공뿐이다. 총량을 채워야 나아가는 건데, 실패가 두려워 생각만 하니 총량을 채우지 못해 성공은커녕 무실천의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이다. 모든 실패는 다 가치가 있다. 하루라도 젊을 때 실패를 많이 경험해야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실패를 적게 경험한다. 게다가 뭐든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 생각으로 가장 최적화된 방법을 고안했다고 해도 막상 적용하면 여러 변수에 의해 결과는 생각과 다르다. 그러니 임상 연구가 있고, 베타 테스트가 있는 거지. 직접 부딪혀봐야 뭐가 문제였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결국 귀차니즘을 극복하려면 생각을 줄이고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챙기자. 실패해도 괜찮다. 다 괜찮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하자. 제발. 일단 하자. 그냥 하는 거다.
사실 다 알고 있다. 생각 없이 실천하면 되는 거. 알면서도 행하지 않고 있다. 이게 제일 나쁘다. 알기만 하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 이게 사람을 참 힘들게 한다. 그냥 안 한 것뿐인데, 이런 것도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고 느끼고, 나를 싫어하게 된다. 이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건 난데. 내가 나를 싫어하니 인생이 재미없고 힘들고 살기 싫어진다. 왜 안 하는 걸까.
이유를 생각해 보자.
1. 시간이 오래 걸릴까 봐.
2. 지금 다른 급한 일이 있어서.
3. 나중에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4. 지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럼 대안도 생각해 보자.
1.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들이 있다. 분명히 존재한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안 할 거 같으면 시간을 줄여서 하거나 아예 안 하겠다고 선언하자. 안 해도 된다. 하지만 결국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시간을 확보하자. 그리고 미션 도전하듯이 제한 시간 내에만 끝내는 거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그 시간까지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하는 거다. 안 한다고 일이 더 쉬워지는 거 아니다. 안 한다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건 아니다. 안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받는다. 안 한다고 보내는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니다. 감옥에 갇혀 있듯 놀아도 노는 게 아닌 시간이다. 감옥을 나와 노는 게 진정하게 노는 거지.
2. 다른 급한 일이 있다면 어쩔 수 없다. 급한 일이면 해야지. 그런데 문제는 급한일을 하고 나면 해야 할 일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급한 일만 하다가 시간만 가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일은 해야 끝난다. 급한일만 처리하다가 인생 다 간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먼저 하자. 급한 일을 하고 바로 한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알림을 설정해서 끝나면 바로 하는 거다.
3. 나중에 해도 괜찮은 일은 없다. 어차피 할 거라면 빨리 하고 놀아야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고 다른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한다는 건 안 하겠다는 거다. 차라리 안 하겠다고 해라. 할 거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서 해버리고 다른 창조적인 일에 집중하는 게 더 좋다. 하지 않거나 하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한다.
4.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하고 싶지 않다는 거다. 이것도 그냥 하지 말아라. 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끝내버리자. 하고 싶은 일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리는 만무하다. 안 해도 된다. 그렇게 붙잡고 있는 시간이 아깝다. 선택하자. 이도 저도 아니면서 버리기 싫고 선택하기 싫어서 뭉개고만 있는 건 나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그냥 하지 말자. 그리고 할 거라면 바로 시작하자.
그냥 하자. 그냥 하자. 할 거라면 빨리 하자. 하루라도 어릴 때, 하루라도 빨리. 이제 곧 마흔인데 지금도 할까 말까 하다가 날려버린 기회들이 수십 수백 개다. 아직 100세까지 인생 반도 안 살았다. 다시 찾아올 기회들을 날려버리지 말고 할거 다 해버리고 마음 편히 놀아보자.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