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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델링 Jul 11. 2024

운명의 수레바퀴는 변화를 줄까

메이저 10  지팡이  5  컵 여왕

세 장의 카드를 뽑아 차례대로 놓으세요.

첫째 장은 현재를, 둘째 장은 장애를, 셋째 장은 결과를 말합니다.

여든의 엄마랑 타로 놀이를 한다.

1. 운명의 수레바퀴 - 메이저 10번

2. 지팡이 5 - 마이너 5번

3. 컵 여왕 - 궁정카드.

엄마가 뽑은 세 장의 카드다.


엄마,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는 전환기를 말해요.

내가 벌써  팔십인데 무슨 전환기가 있어? 카드를 제대로 뽑지 못했네...

아냐, 왜 전환기가 없어요? 절에 가서 지내고 싶다면서요. 이제 전환 카드도 뽑았으니 가시고 싶은 데 가면 되겠네요.

니 아부지는 우짜고? 세 끼 더운밥은 나올 데가 있기는 하고?


역시 장애는 아버지구나! 지팡이 5번의  논쟁, 사소한 다툼, 엄마의 발목을 잡는 의견불일치는 아버지였어. 엄마는 조용히 집에서 벗어나 지내고 싶은데 아직도 우리를 낳아 기르던 시절과 같은 삶을 꾸리는 것이 힘겹다고 하신다.

남자는 얼굴이지, 69년 그때만 해도 180티 키에 잘 웃고 유쾌하며 큰 목소리와 넓은 어깨가 매력이라 외할머니의 강요를 한 번에 수락할 조건이 되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란다. 얼굴은 잠깐의 기쁨, 악세사리 같은 것이었다고. 이제는 마음대로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며 살고 싶은데 내 아부지가 딱 붙어서 빙글빙글 돌며 제자리에서 사신단다.


엄마, 컵 여왕 카드는 좋은 거예요.

엄마 맘대로 할 수 있어요. 그 좋았던 시간만큼은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은 할 수 있어요. 헌신적이고 모성이 강하고 배려심 많은 엄마 성향이 주저하게 할 뿐이지요. 정말로 원하면 이제는 홀가분한 여행자의 마음으로 사셔도 돼요.


엄마, 타로 재밌지?

우리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담아 카드를 뽑으면 마음이 하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어. 그게 타로야.

언제 점쟁이가 됐냐?

점쟁이 아니고 가벼운 상담사지. 미래는 못 읽고 가까운 미래만 조금 예측할 수 있는 거야.

엄마, 기력도 딸리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데  아버지를 넘 따뜻하게 챙기지 말아. 그래도 돼. 아버지도 잘 알고 계셔.

돈 필요하면 얘기하세요. 필요한 만큼은 드릴 수 없지만 약간은 드릴 수 있어요.


타로를 배우니 하루가 즐겁다.

내 운세를 읽기도 하고 누군가의 고민도 들어줄 수 있어서 뭔가 유한 사람이 된 기분을 누린다.

나의 첫 내담자 엄마는 운명의 전환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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