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11개월 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그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지만 마음 한편에는 이 생활을 하기 위해 나의 아이들과 친정엄마가 감당해야 할 시간들이 있기에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다. 특히나 8시 넘어까지 자던 아이들이 나의 기상시간(6시)에 맞춰 같이 일어나는 사태가 일어나서, '잠=성장=몸무게=키'의 공식이 머릿속에 항상 있는 나로선 정말이지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는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돈으로 때우지 말라는 거야."
하지만 출근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보니, 첫째가 원하는 것은 '엄마의 퇴근 후, 자기 방에서 같이 놀아주는 1시간'이 전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허겁지겁 저녁을 먹는 나에게 거의 항상 1가지를 매일같이 반복적으로 요구한다. 바로 자기 방에서 같이 노는 것. 그 시간을 위해 아이는 엄마가 없는 시간을 견뎌온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엄마가 항상 네 편이라는 걸
아이에게 알려줬으면 좋겠어"
복직 전, 같이 있어주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양보단 질로 승부하자고 다짐했건만 역시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데 동생의 조언이 큰 깨달음을 주었다. 워킹맘의 육아는 역시 양보단 질인 것이다.
이 이야기를 나누기 전인 복직한 첫날 밤, 첫째 아이에게 해줬던 말이 떠오른다. 항상 눈 뜨면 보이던 엄마가 없자, 첫째는 일어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달려가 울기 시작했고,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울먹이며 내게 전화를 했었다. 매일 아침을 그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잠들기 전, 첫째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지후야, 내일부턴 지후가 일어나도 엄마가 회사에 일찍 가기 때문에 눈뜨면 침대에 없을 거야. 그래도 엄마는 항상 지후 옆에 있는 거고, 엄마가 항상 지후 지켜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지?"
그리고 다음 날 새벽에 자다가 잠깐 잠에서 깬 첫째가 엄마가 아직 옆에 있다는 걸 확인하더니, 잠결에 이렇게 말했다.
"엄마, 지켜줘서 고마워."
우리는 서로를 꼭 안고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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