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yla J Feb 26. 2024

생일날

20240225

사진 필자

몇 해 전쯤부터 벼르고 별렀다. 생일날 자원봉사를 하러 가는 건 어떨까 하고. 그 어떤 생일도 마음이 기뻤던 적이 없어 고민했던 일이다. 무언가가 빠진 듯한 느낌. 다른 날들보다 유난히 더 울적한 기분. 작년엔 생일달 내내 시애틀에 있었고, 생일날엔 관람차를 탔다. 그래도 뭔가가 빠진 것 같았다.


아이디어는 매년 생일, 여행을 떠나는 어떤 아는 이로부터였고, 생일날을 아니지만 매해 꼬박꼬박 봉사활동을 다니는 어떤 모르는 이로부터였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실행에 옮긴다. 매 해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올 한 해 실행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칭찬할 일이다.


뿌듯하다.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서라기보다, 나를 위해 아이들을 보러 간다.


나 혼자만 타인을 위해 무언가 행동하고 있다는 오만함이 얼굴을 들 때, 사람들은 왜 내 기대와 같지 않을까 하는 서운함이 올라올 때, 종종 꺼내보는 글귀.


 우리가 신성한 미덕을 실행하는 것은 이웃과 인류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인류애보다 더 큰 사랑, 더 강력한 애정 때문이다. 그것은 명예롭고 고상한 것에 대한 사랑, 존엄과 위엄에 대한 사랑, 그리고 탁월한 자신의 인격에 대한 사랑이다.

- 내 안에서 나를 변화시키는 것들  중 아담스미스, 도덕감정론 인용


언제나 삶에서 필요한 건 그 어느 쪽으로도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그 어느 쪽으로도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불합리한 미로를 만나고 한쪽으로 강화되는 프레임 안에 갇힐 수 있다는 게 현재까지의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중을 잡는 게 중하다.


세상의 수많은 문제는 이전에도 오늘에도 이후에도 계속 있을 것이나, 그 안에서 문제들과 함께 춤을 추며 서로의 결핍들, 아픔들, 고통들을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 그것만이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지.


그 전날에는 엄마가 보고 싶어 하셨던 윤찬 림의 크레셴도를 함께 보았다. 생각해 보면 생일날 미역국을 먹어야 할 사람은 미역국을 먹었던 당사자가 아닌가. 늘 헷갈린다.


사진 필자


이 친구의 연주는 정말 남다르다. 사람의 것 이상이라는 걸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 같다. 말솜씨는 어눌한 아직 앳된 아이인 그의 인터뷰 중 가슴에 유난히 와닿았던 말이 있었는데, ’ 하늘에 있는 예술가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연주한다.‘ 던말, 또 연주할 때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말에 ‘아무 생각 안 한다.’고.


나는 하늘에 있는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누군가의 생각이나 무언가를 이어받아 그것에 마음을 다할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니 앞으로 좀 생각해 봐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저 아무 생각 없음은 이미 깨달은 자의 그것이 아니던가. 김연아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연습할 때,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


‘거거거중지 행행행리각’

걷고 걷고 걷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중에 깨닫는다.


모른다로 행해야 할 모르는 인생.


스스로 마음 기쁜 날 만들어가는 귀한 인생길 되시길.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2024.0225



임윤찬 관련 참고링크

https://youtu.be/DPJL488cfRw?si=zopTaXLxDkDXFf9_


https://youtu.be/fCSNOoi0Y4A?si=G6d-h2S2C7vvAL15


https://youtu.be/KsGLmrR0BVs?si=3wa25yGyFPxKEOxr


봉사센터

천사들의 보금자리

https://withyou2.modoo.at/?link=68tsw9o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