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생기는 전기적인 활동은 실제로 전자기파를 형성하여 측정할 수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뇌파이다. 뇌파는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느린 순서대로 델타, 세타, 알파, 베타, 감마이다. 델타, 세타, 알파는 우리의 뇌가 무의식 상태에 가깝고, 베타와 감마는 의식 상태와 가까울 때라고 생각하면 쉽다. 저번 글에 이어서 왜 그럼 집착하면 오히려 더 멀어지는가에 대해서 뇌파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실 아직까지 어떤 특정 작업을 할 때 어떤 뇌파가 나와야 더 좋은가에 대해서는 연구 중인 내용이 많다. 그러나 각 뇌파가 보통 어떤 상황에서 잘 나오는지는 알려져 있다. 델타 파는 우리가 깊게 잠들었을 때 나온다. 그래서 가장 느린 뇌 활동을 보여준다. 세타파는 꿈을 꾸고 있을 때이고, 명상을 할 때도 세타파가 나올 수 있다. 눈을 감아서 시각정보를 차단해도 알파파가 나오게 할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할 때에는 베타파가 나오게 되고, 초집중이 된 상태, 몰입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감마파가 나오게 된다. 당연히 공부를 하거나 뇌 활동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감마파가 나오고 있는 상태가 좋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감마파가 나오게 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뇌가 감마 상태로 변하지는 않는다.
베타 파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 포식자에게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게 된다. 온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리게 되고 불편함이 증가한다. 당연히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은 아니다. 물론 실제로 곧 잡아먹히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에는 도움이 될 테지만, 우리가 보통 마주하는 일과는 결이 좀 다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집착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여기에 해당한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없는 뇌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 놓고, 새로운 것을 끄집어내려고 하다 보니, 더욱 스트레스만 받게 되는 것이다.
감마파로 당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의식적으로 뇌를 더 편안한 상태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바꾸는 것으로도 뇌파를 변하게 할 수 있다. 불안이 아닌 편안한 마음을 가지기만 해도 훨씬 뇌가 가진 생산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험을 볼 때마다 내가 속으로 외웠던 3개의 단어가 있다. 바로 '힘 빼고, 천천히, 침착하게'이다. 잘하려고 할수록 평소 연습 때 하지 않던 이상한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던 것을 느끼고 지금도 내가 사용하는 단어이다.
결국 잘 잡으려면 힘을 빼야 한다. 지루함과 긴장됨 그 중간의 상태로. 바로 '몰입'된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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