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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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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Dec 12. 2023

겨울비

겨울비


겨울비가 내린다

12월에 내리는 비를 보고 의심하다 애써 외면한다

동시 상영 공포영화를 보듯 쭈뼛함이 훑고 지나간다

맨살이 드러난 곳마다 쓸쓸함이 들러 붙었다

유리창에 붙은 테이프처럼 잘 떼어지지 않아 당혹스럽다.

영상의 온도와 따듯한 겨울이라는 말은 와 닿지 않는다

오십이 넘어도 어른스럽지 않은것

예쁘지만 착하지 않은 것

가난과 선함은 때때로 어울리지 않는다.


멀리 남녘에는 벚꽃이 피었다고 소식이 들려왔다.

삐죽히 올라온 장미덩쿨은 잎 하나가 아직도 파랗다

길거리 포장마차엔 붕어빵이 세개에 오천원이고

김밥천국은 물가가 올라 김밥을 안파는 천국이 되었다

아이들과 꿈은 쌍곡선을 그리며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20평이 십억인 집에 사는 사람은 돈이 없다고 한다

100세시대를 준비하라며 오십에 명퇴를 해야 한다

꿈마저 가진 것이 없어서 일가족은 약을 먹었다고 한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진이들은 행복하지 않아서 약을 먹는다.


살아가는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는것을 알고있다

부질없는 일인 줄 알면서 겨울 끝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빠르다

길가에는 앉아 줄 이가 없는 빈 벤치가 모호하고 수상한 12월을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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