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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Apr 18. 2024

이런 자랑해도 될까요?

아침 7시,   브런치 인기글

이런 자랑을 해도 될까요?


우리 부부의 아침식사는 밥이 아닌 찐 계란 하나, 사과 한 개, 떡이나 빵 종류 약간 양배추 즙 한 컵 견과류 몇 알 그렇게 아침 식사를 대신한다. 간단하지만 이만 하면 아침 식사로 충분하다. 나이 먹을수록 소식을 해야 한다고 늘 머릿속에서는 생각하지만 때론 실천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나이 듦은 몸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 조심 하면서 살아야 한다.


아침 먹거리가 준비되면 식탁에 앉아 휴대폰을 열어본다. 브런치를 열고 밤새 누군가 내게 정성스럽게 달아준 댓글에 답을 하기 위해서다. 낮 시간 자칫 하면 잃어버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한 나의 습관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해야 할 일을 못 하면 신경이 쓰여 다른 일을 해도 안심이 안된다.


예전 아이들과 함께 살 때는 밥상 예절이라고 자식들에게 밥상에서 훈시도 했지만 두 부부만 살고 있는 지금은 서로의 행동에 자유롭다. 어느 날부터 남편은 자기 생각에 싫은 일이 있어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사람은 자기 만의 가치와 습관이 있을진대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남편과 거의 온종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려면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취향을 인정하는 일이 서로에게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사람은 각기 다른 성향과 각기 다른 주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존중해 주는 자세가 중요한 일이라는 걸 살아가면서 절실하게 공감한다.


젊어서는 지기 싫고 자기주장을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가끔 충돌도 했었다.


폰을 열어보는데 오늘 아침 7시에 인기 있는 글이 쭈욱 나온다. 그래 어떤 글이 인기가 있을까 궁금해서 스크롤을 올려 가면서 눈에 띄는 글을 읽고 있는데 어머!! 이건 웬일인가, 그중에 내 글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내 글이 이다.


' 매년 봄, 남편에게 쑥 버무리 떡을 선물하는 이유'


아침 7시, 브런치 인기 글                                                            조회수 만이 나온 글


별다른 내용도,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보도, 멋진 문장에 감동할 수 있는 그런 글도 아니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를 누가 그리 많이 어 주었을까?  울컥하면서 감동이 밀려온다. 누가 보면 웃을 일이다. 자기가 쓴 글이 인기가 있다니 나는 믿어지지 않고 기쁘다.


기쁨을 느끼는 일도 슬픔을 느끼는 일도 내 마음 안에 있으니 사는 일에  조금은 담담하려  한다.  노년의 일상은  매일 그만한 그만하니 작은 일에 만족하고 감동을 한다.


가끔이면 궁금하다. 나처럼 나이 든 분이 브런치에 글 쓰는 작가님이 있을까? 그 생각을 해 본다. 내 글이 젊은 작가님들 속에서 혹여 이상한 말로 글을 쓰고 있지는 않는지, 잘 모르겠다. 이곳 브런치 작가님들은 따뜻하고 자상하다. 힘든 일 있으면 같이 걱정해 주고 격려의 댓글로 위로도 주셔  용기를 내서 글을 쓰고 있다.


'쑥버무리' 이야기가 브런치에서 벌써 만회 조회수를 넘고 있다. 만이라니 그 숫자가 얼마나 엄청난 숫자라는 걸 알고 있다. 인기 있는 작가님들을 매번 느끼는 기분 일 테지만 나는 어쩌다 찾아오는 만회 조회수가 나를 감동시킨다. 부지런히 열심히 살라는 격려가 아닐까? 하고 혼자서 예단해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외로운 작업이다. 누구와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를 다독인다. 어렵게 살아왔던 우리 세대는 요즈음 젊은 세대처럼 교육받을 혜택을 누리지 못해서 변화하는 세상의 물결을 따라가지 못한다. 지식의 시야가 좁지 않을까 생각해 보지만 나는 나답게 내 삶을 살아 낼 것이다. 조금씩 더 알아가고 조금씩 더 비워 내고.


나는 나에게 맞은 삶을 사랑하고 잘 살아 낼 것이다. 삶이 부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이 글을 통해 언제나 제방에 오시어 따뜻한 응원과 공감, 격려의 말씀까지 남겨 주시는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감사와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글 쓰는 일이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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