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가라는 걸 어떻게 알까?
내가 스스로 감히 "나는 작가다."라고 소개하는 게 부끄럽거나 민망하지 않을 만큼 떳떳하려면 무엇이 필요할 까?
어렵게 책을 내고도 달랑 한 권이라 스스로 작가라 하기에 부끄럽다는 분도 많다.
그러나 작품다운 작품을 낸 게 없어도 스스로 작가라 여기는 분도 있다.
분명 있다.
그 차이는 내 작업에 있다.
내가 매일 작업을 하고 이에 대한 고민을 세 시간 이상하고 있다면 그는 작가다.
기도를 해도 밥을 먹어도 작업이 뇌리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면?
그 불편함도 작업이다.
나는 이것을 알기에 "수행하는 불교"에 대한 이해가 좀 수월했는지 모르겠다.
수행은 내가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든 절차와 유사하다.
나는 매일 두 시간씩 기도한다.
그러나 아깝거나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자와 산스크리트어로 이루어진 경전은 외계어 같고 그래서 영감을 준다.
모르는 말도 이해가 되는 경험은 신비롭다.
그럼에도 빠듯한 일정 속에 두 시간을 밀어 넣고 하루도 안 빠지고 정진하는 걸 쉽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림을 안 빠지고 그려온 정신적 근력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또 인생의 고통이 없었다면 필요와 절실함이 지금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힘든 종교다.
자기 절제만큼 힘든 게 없지 않은가?
불교가 나와 남에게 자비롭다는 맞다.
그러나 "불교는 강제가 없다.", "쉽다."는 오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