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실패하며 나아가는 중입니다
법인을 설립한지 이제 만 4개월이 되었다.
브런치에 자주 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사는게 바쁘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 계정을 열었다.
문득 그동안의 일들을 조금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다녔던 스타트업에서 스마트스토어 운영은 충분히 해볼만큼 해봤다는 자신이 있었다.
마침 같이 동업을 하는 친구가 중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중국어에 능통했고, 그래서 중국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떼다가 스마트스토어에 팔기 시작했다.
당장 사무실과 창고가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부피가 작고 객단가가 낮은 상품부터 시작했다.
일례로 판 제품중 하나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자석후크였다.
코로나가 한창 심하던 시기였고, 네이버검색어 트렌드상으로 "현관마스크걸이"를 찾는 검색량이 계속 급증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상품이면 충분히 팔아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기존에 경험했던 마케팅 툴들을 모두 썼다. 인스타그램, 네이버검색광고, 카톡 비즈보드 등등...제품이 괜찮으니 이렇게 광고비를 집행해서 유입이 늘고, 구매가 늘면 자연스럽게 긍정리뷰가 쌓여서 구매전환율이 올라갈거라는 생각이었다.
금방 1000개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수익은 마이너스였다.
동일한 물건을 파는 사업자가 너무 많았고, 10원 단위의 싸움이 벌어졌다. 거기다가 광고비까지 붙으니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였다.
열심히 알리바바를 뒤졌다. 국내에서 다른 셀러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품이 뭐가 있을까하고...
찾았다! 그런데 그런 상품은 국내에 이미 특허가 있어서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인 경우였다.
특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말 다들 어떻게들 그렇게 열심히들 하는지 이미 여러 다른 셀러들이 판매를 하고 있었다.
가끔 페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다보면 몇십만원으로 시작해 스마트스토어로 천만원을 벌었다는 광고를 보게된다. 이미 업계에서 나름 인정을 받았고, 나도 당연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아닐거라 생각한다. 결국은 네이버와 카카오한테 돈을 벌어다주는 결과로 끝난다.
첫번째 아이템을 접으면서 네이버 주식을 샀다. 그리고 스마트스토어로 본 손실을 훨씬 만회했다.
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첫번째 아이템을 하면서 얻은 교훈은,
첫째. 객단가가 높아야 덜고생한다 (택배 열심히 포장해서 옮기고 10원 남을 때의 쓸쓸함이란...)
둘째. 제품의 차별점이 있어야한다
그래서 노트북 포켓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생각하는 객단가는 1만원 안팎이었다.
아이폰에는 삼성페이가 지원되지 않아서 휴대폰 뒷면에 카드케이스를 붙이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착안해서 노트북에도 조금 더 큰 사이즈의 포켓이 있으면 어떨까했다.
직장인들은 알겠지만 노트북을 들고 회의에 갈때, 이것저것 들고갈게 많다.
마우스, 노트, 펜 ... 거기다 한손에는 텀블러까지. 노트북이 트레이로 변하는 순간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방산시장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제작을 위한 원단도 구하고 시제품도 만들었지만 원하는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아마존에서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바로 그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장 주문을 했고, 유레카를 외쳤다. 마침 made in Korea였던 것이다.
미국 본사에 바로 컨텍을 했고 몇차례 컨퍼런스 콜을 통해 물건을 받기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 노트북 포켓 50개를 팔아야 남길수 있는 수익을 1개만 팔아도 남길수 있는 아이템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진행하려던 포켓은 아래 제품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 누가 한국에 팔아줘도 좋겠다 싶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당황스러우실 것 같다. 갑자기 왠 다이아몬드냐고.
국내 주얼리 시장은 5조원 규모이다. 그 중 다이아몬드 시장은 7천억 규모이다.
그런데 패션주얼리의 경우 다양한 사업자들이 등장해서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왔지만 다이아몬드의 경우 몇몇 사업자들이 있긴 하지만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오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 여기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하면서 발견한 기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삽질 중이라 실패하거나 어느정도 안정궤도에 오르면 다시 이야기를 꺼내볼까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참 막막했고 지금도 너무 막막하다.
그런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는 날에는 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다 보면 초반에는 기분좋게 오르기 시작하더라도 중간에 지루해지고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곤 한다.
하지만 묵묵히 오르다 보면 정상은 있다는 사실을 산을 오르면 깨닫게 된다.
창업을 후회하냐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후회한적은 없다.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시간들이 너무 즐겁다. 오래 즐거우려면 언젠가는 수익을 내야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