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피곤할 걸까요?
피로를 ‘간 때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등 간이 나쁜 사람은 인구의 5%도 안 됩니다. 피곤하면 먼저 두 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첫째 질병이 있는지, 둘째 육체적으로 과로했는지 여부입니다. 피로를 일으키는 질병은 빈혈, 갑상선 기능저하증, 간 질환 등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혈액검사에서 걸러집니다. 질병 때문에 피곤하면 질병을 치료하면 됩니다.
육체적인 과로에 시달린다면 : 종합비타민제
육체적인 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비타민 B군이 골고루 들어간 종합 비타민제를 권유합니다. 항피로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B1(티아민) 외에도 비타민 B2(리보플라빈), B3(나이아신), B5(판토텐산), B6(피리독신) 등 다양한 비타민 B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종합 비타민제를 권유하는 이유는 에너지 대사에 비타민 B군 외에도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과 미량원소가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일시적인 과로로 피로가 생겼다면 비타민 B군이 들어간 종합 비타민제만으로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오후에 졸음이 쏟아진다면 : 비타민B
만약 점심 식사 후에 많이 졸리고 힘든 사람이라면 비타민 B 제제를 점심 식사 후에 한 번 더 섭취해보세요. 수험생이나 야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저녁 식사 후에 종합 비타민제를 먹어도 좋습니다. 다만 불면증이 있는 경우 저녁 9시 이후에 비타민 B군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신진대사의 증가로 활력이 생겨 눈이 말똥말똥해지면서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가 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불면증이 없는 사람이라면 밤이 늦었더라도 종합 비타민제를 먹고 자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 날 일어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비타민B로 부족하다면 : 비타민 C
비타민 B군이 함유된 종합 비타민제만으로 피로감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는 경우 비타민 C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 1,000mg을 1~2알 먹으면 됩니다.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 1,000mg의 비타민 C를 2알씩 5~6시간 간격으로 여러 차 섭취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1~2시간 안에 너무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고 변이 묽어져 중요한 모임에서 곤혹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공복에 비타민 C를 복용했을 때 속이 쓰린 사람이라면 중성 비타민 C를 복용하면 됩니다.
40세 이상이라면 : 코엔자임 Q10
40세 이상이라면 비타민 B군과 종합 비타민제, 비타민 C를 복용해도 피로감이 충분하게 풀리지 않을 경우 코엔자임 Q10을 100mg 정도 추가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코엔자임 Q10은 항산화제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효소로 나이가 들면서 많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중년 이후 피로감에 자주 시달리는 사람에게 코엔자임 Q10은 도움이 됩니다.
글쓴이 서울대 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