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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림 Jan 21. 2022

소설이 마음에 닿을 때.

책을 읽다가 나의 마음이 읽혔다.

검은색 글씨들로 어떤 의미를 담아 가득 메워진 책을 펼치려 할 때 나는 설렌다.

한 권의 책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을까.

오늘은 어떤 문장이 나의 마음에 와닿을까.


수많은 희양 찬란한 표지들의 경쟁 속에서 내 손에 선택당한 책 한 권.

기대해서 펼친 책 속 이야기들은 내게 실망도 희망도 기쁨도 전해준다.

아마 바뀌지 않는 현실과 쉽사리 변하지 않는 나의 환경에서

오롯이 나의 마음을 눕혀두고 자유로이 활자 속에서라도 자유를 느끼고 싶어

나는 그토록 책에 빠져들었나 보다.


나를 거쳐간 수많은 책들은 누군가에겐 비평을 또 누군가에겐 최악의 평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겐 최고의 책이 될 수도 있다.

또 평점 최고의 책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나의 에코백에 담겨 집으로 왔다 해도,

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 실망만 가득한 책들도 많았다.


얼마 전 난 검은 표지의 왠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아직 그렇다한 책 한 권 내지 못 한 브런치 안에 작가라는 타이틀 하나 거머쥔 내게

'작가님에게'라는 짧은 문장을 담아 보내 주신 마음의 선물이었다.


책을 고르는 나의 최애 포인트 중 하나는 표지인데 사실 이 표지는 단순했다.

그런데 왠지 모를 쓸쓸함이 전해졌다.

책의 제목처럼 화려하지 못 한 어둡고 쓸쓸해 보이는 표지는 왠지 나와 같다는 미려한 마음이 스며들었다.

그렇게 기대 없이 책을 펼쳤는데,

그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둔 나의 어두운 과거 속 못돼 먹은 마음이 건드려졌다.

마치 저자가 나의 마음을 훔쳐보고 나를 화자로 글을 써내려 간 것처럼 모든 문장에 화자의 생각과 마음이

음지에 갇혀있던 나의 마음을 여실이 표현한 느낌마저 들었다.

트로피헌터中

나를 울린,

나의 마음을 건드려버린,

그 짧은 단편 소설집 한 권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나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그렇게 건드려진 잊고 지냈던 내 마음은 그렇게 수면 위로 올라왔고,

화자의 입장과 하나가 된 난 그때의 나를 위로하고 안아 줄 수 있었다.

아마도 이게 내가 여전히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빠져드는 이유에 하나라 생각한다.


그렇게 읽다 보니 좋아졌고 사랑하게 되었고 아무 생각 없이 빈 시간에 난 여전히 책을 들고 있다.

읽히든, 읽히지 않든 여전히 책을 읽는 삶을 나는 즐긴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나아가 생각까지도 건들려 줄 수 있다면 그건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쏟아지는 에세이, 자기 계발서, 여러 소재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의 폭풍 속에서 경쟁은 더 치열하고 좋은 책을 골라잡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계속 읽는 삶을 살 것이며, 쓰는 삶을 갈망하고 있다.


나의 글도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기를.

그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오늘도 난 책의 뒤를 조금씩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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