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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림 Jul 26. 2022

소소한 행복은 일상에서 찾으라면서요.

그래서 일하다 양평에서 커피 마시기!

남편과 일한 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남편이 하는 일은 독일 창호 시공. 내가 거기서 하는 일이라곤 자금 업무를 보고 부자재를 주문하거나 사무실을 지키고 각종 세금을 날짜에 맞춰 신고하는 일이다. 20년 가까이 다른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봤고,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뭔가 2%가 부족한 느낌적 느낌이 날 작게 만들곤 했다. 월급을 받으면서 일 안 한다는 매번 남편에게 미안함으로 남았다.(이 느낌 오 마이 갓) 하지만 일은 일이니까 버틸 수밖에.


오늘 바로 그런 일상적이고 나를 작게 만들었던 하루를 깨트리는 업무가 발생했다. 왜 설레고 난리인지. 역시 나는 일중독자인 게 분명하다. 나에게 생긴 이벤트 같은 업무는 바로 첫 출장. 출장이라고 썼지만 이미 시공이 끝난 곳에 실리콘을 배달하는 일이다. 엄청 쉬운 일이지만 왜 이렇게 웃음이 피식 나는 건지. 누가 보면 콧구멍에 바람난 줄.

<내가 왜 이리 설레는가 하면>

첫째, 남편이 시공하는 건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남편이 시공한 건물을 직접 보면 기분이 행복해진다. 누군가가 우리가 만든 창호의 문을 매일 열고 닫는 다고 생각하면 기쁘지 아니할 수가 있을까. 부디 그곳에서 사계절을 행복하고 무탈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다.


둘째, 내가 가는 곳이 양평이다. 무려 양평! 어떤 이는 양평 가는 일이 뭐가 그리 좋으냐고 말 할수 있지만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하루를 살다 보면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기란 책 속 문장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작은 일에도 의미를 억지로 부여한다면 만들 수야 있겠지만 오늘처럼 갑작스레 생긴 양평 출장은 자연을 구경할 수 있는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 부여된 것처럼 즐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나 나는 운전을 꽤나 좋아한다.


셋째, 남편은 내게 겨우 실리콘 2박스를 가져다주라고 시킨 일이지만 이 또한 내가 사무실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니까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건 일상 속에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난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니 설렐 이유는 충분하구나. 적어보니 작은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걸 보니 역시 글을 쓴다는 건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게 하는 감사의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지금 할 일을 모두 마친 후 에게 보상을 해주고, 이 시간에 선물을 하듯 리버뷰 카페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 바람을 포기하고 테라스에 앉아 일렁이는 강을 보고 있자니 살아 있어 행복한 순간은 이렇게 작은 일들이 모여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구나 싶다.

우연하게 만난 카페

"오늘의 소소한 행복은 내일을 버티는 힘이 된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이기게 해주는 작은 행복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을 계속 키워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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