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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림 Feb 06. 2023

오늘도 안 쓰면 계속 안 쓸 것 같아서.

원씽은 욕망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브런치] 플랫폼에 내 글을 발행하기 위해 얼마나 원했던가!

[브런치] 플랫폼이라는 녀석에게 허락받고 여기서라도 '작가'라는 호칭을 얻기 위해 나는 얼마나 간절했는가!...


...

...


쓰고 싶은데 다들 너무 멋지셔요

생각해 보자면 글쓰기는 간절했지만 브런치는 간절하지 않았다.

브런치가 선물해 주는 작가라는 호칭은 갖고 싶었지만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이 어치 앞뒤가 안 맞고 이치에도 안 맞는 말인가!

하지만 여전히 난 글쓰기에 목마르고 여전히 글이라는 걸 쓰고 싶다.


한동안 나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도 글답게 쓰지 못했다.

마치 어느 책에서 본듯한 문장들의 짜깁기인가 싶을 정도로 흐름에 맡기는 글만 썼다.

그 글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가 전부였고 차마 브런치에는 써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무서웠다.

브런치의 승인을 받고 작가가 아닌 내가 작가라는 호칭을 얻게 되면서

갑자기 글 쓰는 일이 무겁게 느껴졌다.


내가 읽은 책의 어느 문장에 이런 구절 비슷한 게 있었다.


'행운을 거머쥔다 하더라도 오래 끌고 갈 힘은 내면의 습득한 실패와 경험의 힘이다'라는 구절인 듯.


너무 쉽게 글을 써가면서 문장과 행간에 대한 공부 없이 흐름대로 쓰고

행운을 얻듯 출간 제의까지 받았다. 하지만 중요한 찰나에 난 거절했다.

무서웠다. 내가 쓴 글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 마치 벌거 벗겨진 느낌이랄까.

무엇 하나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겁 없이 세상 밖으로 내팽겨진 느낌이랄까.

겁이 나 뒷걸음질 쳤고 그대로 얼음이 되어 버렸다.


그 바탕엔 이토록 발가벗겨진 나의 이야기들의 무게가 신인이라고 해도 너무 적은 인세에

욕을 먹을 용기도 없었으며 남들에게 평가받을 대범함도 없었다.

그렇게 나의 글쓰기 근육은 단련된 시간에 부끄러울 만큼 쉽사리 사라지고 말았다.


생각보다 어려운 꿈 벌기

요즘 원씽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고 나를 바꿔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원씽 : 간절히 원하는 단 하나!

하나를 원한다고 하나만 된 다는 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이루면 나머지는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로 따라온다는 의미. 이것을 알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여전히 난 욕망만 많은 마흔의 아줌마다.

글쓰기를 통해 자아 성찰을 하고 나와 같은 마음의 사람들에게 아는 것을 나눠주고 싶다던 그 마음을 잊은 채

그저 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면 앞뒤 안 따지고 뛰어드는 불나방. 이젠 그만! 멈춰야 한다.

정말 원하는 것. 그 하나를 생각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나의 시간들만이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오늘이어야만 했다. 어떤 글이든 오늘 못 쓰면 다신 못 쓸 것 같아서 난 오늘 이렇게 키보드에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누군가에겐 간절한 브런치 플랫폼의 작가라는 이름을 가진 내가 이토록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낸 다는 건 '가진 돌이 그냥 돌인지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가 될지 모르는 바보'가 아닌가. 행동해야 한다.

올해 목표한 나의 원씽 그 하나만을 생각하고 나머지 욕망은 나머지 파도들은 금세 사그라 질 불나방처럼 또 뛰어들지 말고 묵묵하게 가야 할 한 길만 보고 걸어갔으면 한다.


'쓸 것이 없어서 못 쓰는 게 아니라 쓰지 않아서 쓸 게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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