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5년 11월 5주차: 자율주행이 바꾸는 도시 경제

자율주행 시장은 우리 생각보다 도시를 훨씬 더 많이 변화시킬 것

by Writing Tree

자율주행 기술은 오랫동안 “언젠가 올 미래”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도시의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을 만큼 현실이 됐다. 로보택시는 단순히 ‘운전자를 대체하는 기술’ 정도가 아니라, 도시 공간 활용, 교통 혼잡, 일자리 구조, 이동 비용, 심지어 사람들의 주거 선택까지 바꿔버릴 잠재력이 있다. 자동차가 산업화 시대 도시의 규칙을 다시 쓴 것처럼, 로보택시는 100년 만에 가장 큰 교통·도시 시스템의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 변화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만들고, 어떤 리스크와 기회가 생기는지 면밀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Waymo-logo_-investor-spotlight.jpg 로보택시의 선두주자인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

기술 확산: 로보택시의 상용화 가속

로보택시 선두주자 Waymo: SF/LA 중심 운영에서 타 미국 주요 도시 + 런던으로 서비스 확장 예정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를 가진 도시 중 하나로, 자율주행 시험에 최적화된 도시로 선정된 것으로 예상)

도입 도시 (SF/LA)에서 로보택시에 대한 여론은 초기 반대에서 실제 이용 후 호감으로 전환

현재는 일반 호출 서비스보다 약 30% 비싸지만 이용량 빠르게 증가

사고율은 인간 운전 대비 1/10 수준으로 안전성 입증


경제성 변화: 로보택시의 ‘저비용 이동’

현재는 부품비용으로 인해 일반 택시보다 비싸지만, 최대 비용 요소인 운전자 인건비가 사라짐

충전·세차·정비 등 운영 비용은 인간 택시보다 훨씬 낮음

차량 가동률 극대화 → 제조·투자비가 수많은 운행에 분산되어 규모의 경제 효과 누릴 수 있음

대량 생산 시 비용 더 하락

현재 비싼 재규어 차량에서 내달 현대차 등 더욱 합리적인 가격의 차량 도입 예정

장기적으로 소유보다 호출이 싸지는 구조로 변화할 것


도시 변화: 이동 방식의 변화

도심에서는 차량 소유의 경제적 매력이 크게 약해짐

미국의 경우, 주차장이 도심 면적의 25% 차지 → 재개발 여지 큼 (주거 혹은 오피스로 전환)

도심 보행 및 자전거 환경 등 비차량 환경 개선 가능

반대로 외곽은 스프롤 가속: 장거리 이동 부담이 줄어 주거 확장 가능성


사회·노동 영향: 구조적 일자리 변화

미국 내 택시·버스·트럭 운전직 약 400만 건, 장기적으로 감소 불가피

사고 감소 → 변호사·정비업·중고차 시장 등 주변 산업도 축소

로보택시 운영·정비·관제 등 새 일자리 생기지만 규모는 제한적

고령화 국가에서는 오히려 ‘노동력 재배치’ 관점의 기회


정책 및 규제 과제: 교통세·질서·공공교통 재설계

이동비가 싸지면 이용량 폭증 → 혼잡악화 가능성

해결책: 혼잡통행료(= 로봇세) 도입 필요

로보택시는 규칙을 잘 지켜 인간 운전자에게 ‘밀리는’ 문제 발생 (안전을 우선시하는 자율주행의 알고리즘을 악용하여 끼어들기 사례 증가 중)

대중교통은 수요 감소로 악순환 위험 → 자율주행 기반 공공교통 재편 필요

범죄·기물파손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한 규제 필요


로보택시는 결국 “자동차 중심 도시”라는 지난 100년간의 설계를 다시 뜯어고칠 기술이다. 이동비용이 낮아지고 안전성이 높아지면, 도시는 자연스럽게 ‘차를 소유하는 공간’에서 ‘차를 호출해 쓰는 공간’으로 바뀐다. 그 과정에서 도시 중심부는 더 촘촘하고 활기차게 변할 것이고, 반대로 외곽은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문제는 이동이 쉬워지는 만큼 혼잡도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인데, 이건 결국 도시가 가격과 규제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 변화는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사라지는 직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고령화로 노동력 자체가 부족해지는 선진국 환경에서 ‘재배치’의 기회로도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로보택시가 가져올 도시 생산성의 상승이다. 출퇴근 시간이 업무 시간으로 부분 흡수되고, 사고·병원비 등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면 도시 전체의 효율이 한 단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로보택시는 기술 혁신 이상이다. 도시의 경제 구조, 이동 방식, 노동 시장, 그리고 물리적 공간 활용까지 통합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이슈다. 지금은 단순한 시작점일 뿐이고, 앞으로 10년 동안 이 기술이 만들어낼 격차는 도시 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5년 5월 4주차: 샘 알트먼의 신뢰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