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막바지, 미국 온라인썸머캠프 2021
바야흐로 미국에서의 2021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초, 중, 고등학생의 여름방학은 대부분 6월에 시작하여 장장 2개월이 넘게 계속된다. 사랑하는 아이들과의 뜨거운 여름은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9월 개학 시즌이 되면 드디어 해방(!)되어 기쁨에 넘치는 부모들의 솔직한 마음을 엿보게 될 만큼 부모에게는 길고도 고된 시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름방학 동안의 다양한 썸머캠프는 아이들의 정서, 육체적 성장에 필요할 뿐 아니라 부모의 심신의 안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맑은 공기, 반짝이는 바다와 강, 바람 불면 노래하는듯한 수풀까지, 대자연의 혜택을 넘치도록 간직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자연과 함께하는 아웃도어 (outdoor) 캠프가 대세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2021년 여름 미국은, 많은 주들(States)이 이미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며 마스크를 벗고 축제를 하고, 변이 바이러스 뉴스는 보도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은 듯 보이며, 만 12세 이상 아이들까지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지만 선택적으로 맞지 않는 인구가 많은, 그야말로 대혼돈의 시기에서 아직 빙빙 돌고 있다. 수많은 아웃도어 캠프들은 취소되었거나,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동시에 지난 1년간 발 빠르게 개발되어온 다양한 온라인 교육 컨텐츠들은 꽤 성공적이기도 해서,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엄마표로도 충분히 알찬 방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몇몇 캠프는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코로나 시대 막바지, 어쩌면 이 시기에만 누릴 수 있을지 모를 미국 온라인 썸머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1. 미국 최대의 출판사, 스콜라스틱 (Scholastic)의 '썸머 리딩'
미국 대부분의 동네 공립 도서관에서는 "썸머 리딩", 혹은 비슷한 이름으로 여름방학중 아이들이 독서일지 (Reading Log)를 쓰게 하고 일정한 권수 이상을 읽으면 작은 선물과 수료증 (Certificate)을 주곤 한다. 어린이 책 최대의 출판사인 스콜라스틱은 이러한 썸머 리딩을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동화작가와의 만남 등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고, 아래와 같은 수료증을 집에서 출력하여 멋지게 안겨줄 수도 있다. 아이의 학년에 따른 추천 도서 목록 역시 찾아볼 수 있어, 엄마표 영어 리딩 프로그램으로 안성맞춤이라 하겠다.
https://www.scholastic.com/site/summer/home.html
2. 읽기와 쓰기 (Reading and Writing)의 완벽한 조화, 크리켓 잡지의 Family & Friends
미국 내 어린지 잡지로 아는 엄마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크리켓 잡지사 (Cricket Media)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첫 선보이는 Family & Friends 프로그램이 2021년, 이번 여름 시작되었다. 아이와 한 명의 어른 (가족 중 누구든, 혹은 부모의 친구든 관계없이 영어로 아이와 간단한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가능. 필자도 신청하여 아이와 진행 중이다.)이 한 조가 되어, 1달에 1번 출간되는 잡지를 온라인으로 받아보고 읽은 후, 그 잡지의 내용에 대해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다. 잡지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어떻게 이메일을 쓰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주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를 적절히 조화시킨 프로그램이다.
https://cricketmedia.com/crickettogether/family-friends/
1.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Metropolitan Opera) 2021 썸머캠프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인 맨하탄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Virtual Summer Camp를 준비했다. 모짜르트의 '마술피리',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등 아이들에게도 친숙한 오페라를 엄선하여 1주일에 1 작품을 주제로, 작품의 해설, 크래프트 만들기, 오페라 무대 뒤편의 이야기와 관련 직업에 이르기까지 수준 높은 내용을 무료로 진행한다. 간단한 등록 절차(Register)를 거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은 옵션이기 때문에, 시차가 있는 한국에서도 적극 참여하기를 권하고 싶은 멋진 프로그램이다.
https://www.metopera.org/discover/education/global-summer-camp/2021/
2. 모마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의 미술 만들기 캠프 : 'Hey Kids! Art Crew'
현대 미술관의 대표주자인 모마에서도 여름 방학 동안 아이들을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간단한 등록절차를 마치면, 부모의 이메일로 아트 프로젝트 주제와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비디오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비디오 설명을 보며 집에서 만들고, 매주 목요일 온라인으로 함께 만나 만든 작품을 보여주고 경험을 나누게 된다. 한국에서 참여한다면 밤 11시가 되므로 늦은 시간이겠지만 한번 정도 전 세계의 친구, 선생님과 같은 주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moma.org/calendar/events/7129
1. 수학 박물관에서의 특별한 수학 캠프 : Transformation by Mo Math 2021
뉴욕시티에 위치한 미국 내 유일한 수학 박물관에서도 수학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온라인 썸머캠프를 준비했다. 1학년에서 9학년을 3그룹으로 나누어 연령에 맞춘 주제를 가지고 1주일씩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피보나치 수열' , '무한대란 무엇인가'등을 주제로 노련한 수학자/교육자들이 진행하는 생동감 넘치는 쌍방향 수업을 듣게 된다. 만약 뉴욕 근처에 거주한다면 약간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고, 오후 시간 따로 마련된 대면 야외 행사에 참여도 가능하다! 관심 갖기 쉽지 않은 수학이지만, 놀이와 접목하여 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이번 방학 수학 마스터를 꿈꿔봄 직도 하지 않을까?
https://momath.org/home/transformations/
United States of America, 각각의 신념도, 정치색도 다른 주들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어 살고 있는 이 곳은 개인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도 참으로 다양하다. 소개한 온라인 캠프를 이렇게 샅샅이 뒤져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엄마라면 꽤나 극성맘에 해당될 테고 (아이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좋아할 가능성은 전혀 없음), 반대로 방학이면 학기 중에 학교에서 제공되던 무료급식 (가정 수입에 따라 무료 급식이 제공된다.) 마저 받을 수 없어 배를 곯는 아이들도 많다. 경제적 빈부뿐만 아니라, 정보와 문화, 체험의 격차까지 더해져 많은 아이들은 수많은 꿈을 접고 그 인생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었던 만큼 미국은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늘 시스템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왔다. 비록 일부 본질이 변색된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된 많은 프로그램의 경우 재정보조 (Financial Aid)는 늘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소개된 프로그램 중 유료인 수학캠프의 경우도 재정보조가 가능하니 문의하라고 명시되어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들은 여름을 보내겠지만, 일상 (=학교)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경험과 활동을 추구하는 것을 여름방학의 백미로 꼽는다면, 과감히 미국 온라인 캠프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물론 부모님들이 함께 관심을 가져주고 대화해주는 것이 그 경험을 값진 아이들만의 것으로 단단히 심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기억하자! 이번 여름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훌쩍 자라 있길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