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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고 지금 현재의 중요성을 느낌

#고도를 기다리며 #고전 인문학 #생각의 지평

by 로스차일드 대저택

읽었던 책에 대한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배우 신구, 박근형 님이 연극<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셨습니다. 직관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공연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민음사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읽어봐야겠다 생각하며 대여했습니다.


32485112913.20230718122854.jpg 저자: 사뮈엘 베케트 / 출판: 민음사



이 책의 제목이 재밌는 게 '고도'가 주인공일 것 같지만, 고도는 작품 안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실제 주인공은 에스트라공(*일명 고고)과 블라디미르(일명 디디)입니다. 두 주인공이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리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룹니다.


책을 읽다보면 고고와 디디는 참으로 어리숙합니다. 언제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데, 고도가 기약없는 약속을 전함에도 그것을 믿고 기다립니다. 고도가 어제 오지 않았음에도 같은 장소에서 오늘 기다리며, 오늘 오지 않음에도 내일도 기다릴 것입니다.


고도가 의미하는 게 뭘까요?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희망일 수도 있고,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고고와 디디에게 진정 중요한 것을 뭘까요?


정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고도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두 주인공은 고도를 기다리며 포조라는 인색한 사람을 보게 되고, 포조의 줄에 묶여 영혼 없이 끌려다니는 럭키도 마주합니다. 어떻게 사람을 줄에 묶어 때리고 욕하고 끌고 다닐 수 있을까 포조를 욕하다가 자유 의지 없이 끌려다기만 하는 럭키의 무력감도 욕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포조의 폭력적인 모습, 럭키의 무기력한 모습, 고고와 디디의 방관하는 모습. 모두 2024년 현대 사회에도 해당하는 인간 군상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뭐라할 것 없이 저에게도 폭력적인 내면, 무기력한 자아, 방관자적 모습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평범한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내면이자 자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노년으로 넘어가기엔 아까운 삶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중요한 건 앞서 말한 '지금 현재'의 삶이 아닐까요? 실체 없이 욕망하는 고도를 기다리는 데 삶의 지금을 허비하기 보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라는 실체의 시간을 가치있게 살아가야 하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미래는 현재의 내가 딛는 한 걸음들로 채워지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당신의 삶은 어떻게 살아지고 있나요? 아니 어떻게 살고 있나요? 무더운 여름의 하루일 뿐이지만, 오늘의 작은 행동과 성장이 삶의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책 한권 읽었을 뿐인데 삶과 인생을 논하고 있네요. 부족한 저 같은 사람도 고전을 읽으면 생각이 조금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신문 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50%는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부족함 투성이지만,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는 것에서 저의 오늘의 성장 여지는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책이라도 직접 읽고 생각해보시는 하루를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도 또 다른 책을 읽으러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akaoTalk_20240814_112928341.jpg?type=w1 짧고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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