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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차일드 대저택 Oct 22. 2024

아마존의 매출과 이익을 좀더 깊게 파보았습니다

#아마존 #AWS #경제적 해자 #저마진 구조 #기업 분석

  오늘은 아마존의 매출과 이익을 좀더 깊게 분석해 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최근,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존 투자에서 미국 시장을 등한시했다가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힘과 지속적인 성장을 인정하며, 투자 식견의 확대를 위해 미국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왕이면 미국 시장에서 최대의 경쟁 우위와 해자를 갖춘 기업 중 기업을 분석해야겠다 하고 선택한 기업이 미국의 빅테크 기업 아마존입니다. 


  (*주의. 기업 선별을 끝낸 것이 아니라 기업 분석을 시작한 단계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아마존에 대해 모르시는 투자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아마존 규모의 투자를 통해 e커머스(amazon.com 마켓 플레이스) 시장을 최대로 점유하였으며, 아마존 프라임 구독 모델, AWS라는 클라우드 시장 진출 정도는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 지식만으로 아마존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난 번에 썼던 글을 바탕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자세한 글은 아래에 있습니다.)



    아마존의 주가는 2021년 7월 중순~2023년 1월까지 고점 대비 -52% 하락했습니다. 아마존 e커머스의 힘, 프라임 구독 모델, AWS를 안다고 할 지라도 1년 반 동안의 반토막 하락에도 아마존에 진득하니 규모의 자산을 투자할 수 있었을까요?


  투자에서 인내심이 중요한 덕목임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해당 시기로 돌아가 제가 아마존을 보유했다면 저도 고통스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높은 확률로 아마존 주식을 매도했을 것입니다.


  훌륭한 기업이라도 1년 넘게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할 수 있는 투자자는 소수입니다. (*더구나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만연하여 계속 보유하기 심리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여러분도 1년 넘는 기간 동안 반토막 나는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고 매도한다면, 그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의 저자 애덤 시셀은 BMP를 강조합니다. 비즈니스 퀄리티(B), 매니지먼트(M), 가격(P) 입니다.

저자:애덤 시셀 / 출판: 액티브



BMP 모델은 기업을 분석할 때 매우 좋은 생각의 도구입니다. 그 중에서 아마존의 비즈니스 퀄리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물론, 이 주제만도 해석하기 나름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정량적인 지표인 매출과 이익을 바탕으로 아마존의 비즈니스를 분석해보겠습니다.


  < 아마존의 Business quality 중 매출과 이익 해석해보기>


  아마존의 2023년 매출 비중 순으로 하부 사업을 나누어 보면 온라인 스토어 매출(2,319억 달러), 제 3자 판매 서비스 매출(1,401억 달러), AWS 매출(907억 달러), 광고 매출(469억 달러), 구독 서비스 매출(402억 달러), 오프라인 스토어 포함 그 외 매출(250억 달러) 입니다.


  또한, 이자와 세금 상각 전 이익(EBIT) 기준, AWS 영업 이익(246억 달러), 북미 영업 이익(149억 달러), 북미 제외 영업 이익(-27억 달러) 순입니다.


  매출 섹터에서 알 수 있는 점: 아마존은 여전히 '온라인 스토어+제 3자 판매 서비스 매출'이 핵심 사업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여전히 미국 시장 및 전 세계 시장에서 높은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입니다.


  (*statista 기준, 2022년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7%, eMarketer 기준, 2023년 미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9.6%)


  미국의 소비자 10명 중 4명은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1년 마다 139달러 or 월 14.99 달러)하면 당일 혹은 익일 배송에 할인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는 아마존 비디오 OTT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빠른 배송과 프라임 회원으로서 할인된 가격 소비, 아마존 비디오 OTT를 제공하는 아마존을 구매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가 계속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제 3자 판매 서비스는 각종 사업자에게 미국 등 세계 시장에 가장 쉽고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빠른 사업 진출과 확장이라는 이점 뿐만 아니라 아마존 풀필먼트에서 제품을 보관, 배송까지 해주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죠. 물론, 아마존에게도 이득이 있습니다. 아마존 자체 제품은 매입 원가를 온전히 아마존이 비용 부담해야 합니다. 제 3자 판매 서비스는 제품 매입 원가를 사업자가 부담합니다. 아마존은 제 3자 판매 서비스를 통해 제품 매입 원가를 부담하지 않으면서 마켓 플레이스의 규모를 키울 수 있습니다. 매입 원가를 전가할 수 있음은 원가 부담을 줄여 매출총이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매출총이익은 10년 전 대비 10배 증가, 매출총이익률은 10년 전 29%에서 현재 48%까지 증가함.


(*물론, 제 3자 판매자에게 물류 보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 부담을 집니다만, 그 덕분에 제 3자 판매자게에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 정도면 저는 아마존의 마켓 플레이스의 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마존의 온라인 스토어 매출은 5년 전 대비 68% 증가하였고, 제 3자 판매자 서비스 매출은 동기간 176% 증가한 사실이 뒷받침합니다.



  EBIT 섹터에서 알 수 있는 점: 아마존의 현재와 미래는 AWS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3년 결산 기준, 아마존 AWS 이익은 246억 달러로 전체 이익에서 67%를 차지하며, 영업 마진은 27%입니다. 반면, AWS를 제외한 이익은 122억 달러로 전체 이익에서 33%를 차지하며, 영업 마진은 2.5%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크게 2가지 입니다.


  1) AWS는 아마존 사업부 중 고마진 사업이다. AWS는 기업 고객이 직접 구축할 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데이터센터를 대신 구축해주고 제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AWS가 대신 인프라를 구축해줄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솔루션까지 제공해주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해줍니다. 2023년 기준, 가트너의 IaaS 시장 기준을 분석한 AWS의 시장점유율은 39% 입니다. 


(*보수적인 시장 조사, 시너지 리서치 그룹의 글로벌 클라우드 AWS 시장 점유율은 31%)



  수치의 차이가 있지만, 아마존 AWS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1위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 점유율은 60%를 넘습니다.)


  생성형 AI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엔비디아, 오픈AI 등이 최근 2년 동안 매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몇 년 뒤 엔비디아의 GPU 가격이 안정을 찾고(*GPU 공급이 안정을 찾을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불확실합니다.)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의 경쟁 우위 능력은 여전히 중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클라우드 시장의 2위 MS, 3위 구글의 경쟁 우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 등 비AWS 사업의 2.5% 마진이 합당할까?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유통 시장의 최대 기업은 월마트입니다. 월마트의 2024년 기준, EBITDA 마진율은 6%이며, 영업 마진율은 4.2% 입니다. 월마트의 전 세계 매장 수는 2022년 기준 11,718곳 입니다. 온라인 유통이 주를 이루는 아마존에 비해 관리해야 할 유형 자산의 비용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죠.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오프라인 유통 1위 기업의 마진이 6%인데 온라인 유통업자인 아마존의 마진이 2.5%인 게 합리적인 수치일까요?


  제 생각에 아마존은 의도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아마존의 10년 동안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비교하여 보여줍니다.



  회계적 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 이익에 비해 현금 중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항상 영업 이익을 압도합니다. 심지어 아마존의 회계상 영업 이익 성장세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던 2022년을 보시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4억 달러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아마존은 왜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아마존 CEO와 내부자들만이 알고 있겠지만, 추측해봅시다.


  1. 아마존은 고객에게 낮은 마진을 가져간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하려고 한다.


  아마존은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집착하고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여타 온라인 기업처럼 20% 가 넘는 마진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고객 입장에서 아마존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와 가격 절감을 제공하는 대신 온라인 유통 공룡이 독점 시장에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다는 인상을 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아마존은 이커머스 1위 사업자로서 독재자의 이미지를 갖길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2. 회계적 이익을 낮추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24년 현재, 미국 법인세 세율은 21%입니다. 트럼프 정부 이전 법인세율은 35%였음을 생각하면 앞으로 미국 법인세는 20~40%의 범위 안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회계적 이익인 영업 이익을 높게 가져가면 겉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모습일 수 있지만, 영업 이익에서 비영업비용을 뺀 순이익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영업 이익률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비용 타격이 있습니다. 실제 들어오는 현금 흐름 대비 회계적 이익인 영업 이익을 낮게 계산하는 것은 세금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마존에 이득입니다.


  3. 절약한 비용으로 규모의 투자를 늘릴 수 있다.


  1번에서 말했듯이, 아마존은 전 세계 어느 기업보다 고객에게 집착하는 기업입니다. 영업 마진을 줄이고, 세금 등을 아낀 비용을 유무형 자산에 쏟아 붓는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제품과 서비스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영위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자체 보관, 물류 비용을 줄이고, AWS 서비스 성능 개선으로 인한 단위 비용도 절감합니다. 궁극적으로 경쟁자 대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마존이 영업 이익률을 낮추고 규모의 투자를 계속 집행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제품과 서비스 퀄리티 개선, 고객과 아마존 모두 비용 절감 대비 나은 서비스 혜택,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선순환 결과가 나옵니다.


아마존의 영업이익률은 10년 전에는 0.2%였는데, 현재는 한 자릿수 후반으로 올라왔습니다.



  아마존의 매출과 이익의 일부만 건드렸는데도, 글이 지나치게 길어졌네요. 이 쯤에서 끊고, 다음 시간에는 아마존의 다른 사업인 광고, 구독 매출에 대해 좀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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