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비널 #워런 버핏 #경제적 해자 #투자에 대한 통찰
오늘은 RV캐피탈 로버트 비널의 주주서한을 읽고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RV캐피탈의 창업주이자 펀드 매니저인 로버트 비널의 비즈니스 오너 펀드 주주서한을 열심히(그리고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런칭된 비즈니스 오너 펀드는 2025년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제가 읽고 있는 부분은 2013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가치 투자자라면, 경제적 해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로서 시장에서 경쟁 기업이 침범할 수 있는 기업이 쌓아온 유무형의 우위를 말합니다.
기존에 제가 알고 있는 경제적 해자는 '브랜드 가치, 네트워크 효과, 전환 비용, 원가 우위'였습니다.
명품 시장에서 에르메스를 이기기 위해 정확히 에르메스와 동일한 자본 규모가 주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자본을 가지고 에르메스를 무너뜨릴 수 있는 브랜드 기업을 창업할 수 있을까요?
저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받은 자본을 그대로 돌려주거나 전환 사용이 가능하다면 에르메스 부분 소유권을 구매하겠습니다.
이 부분이 에르메스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경제적 해자입니다.
사람들은 빠르고 편한 검색을 위해 구글 검색을 이용합니다.
사람들이 구글 검색을 이용할수록 정보는 구글의 검색량과 품질을 증가하고, 검색량과 품질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읍니다.
사람(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의 퀄리티가 증가하고, 증가한 퀄리티가 사람들을 더 많이 끌어모으는 현상이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직장마다 사용하는 메신저나 근태 관리 플랫폼이 있습니다.
관련 플랫폼을 사용하여 동료들과 정보를 주고받고, 소통을 편히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이 플랫폼을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려면 직원들은 다시 조작법을 익히는 스트레스를 겪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겪고 버벅거리는 것은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시행착오입니다.
따라서 보통 직장에서 사용하던 플랫폼은 바뀌지 않고, 직원들은 사용하던 플랫폼에 더욱 익숙해져 바꾸기 힘들어집니다.
전환 비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 제조 공장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은 서구권 국가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거기에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특정 지역을 제조 특구로 만들어 제조 공장을 대규모로 건설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공장이 지어지면 제품 당 단가는 낮아져 고객에게 낮은 판가로 제품을 대량 공급할 수 있습니다.
서구권 국가에 비해 제품 퀄리티가 낮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원가 우위에 있었습니다.
로버트 비널은 그 밖에도 3개의 해자를 추가 언급하였습니다.
규제, 특허 그리고 기업 문화입니다.
규제와 특허는 국가가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요인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목하고 싶은 해자는 '기업 문화'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로버트 비널의 2012년 연례 주주서한의 내용을 첨부합니다.
버크셔 산하의 모든 기업을 관통한다고 생각하기에 말씀드리고 싶은 경쟁우위가 하나 있습니다. 버핏이 2011년 주주 총회에서 언급하기 전까지는 경쟁우위의 원천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데, 바로 문화입니다. 버핏은 훌륭한 기업 문화는 조직 내 직원들이 동료가 일하는 방식을 관찰한 뒤 이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생겨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좋은 기업 문화가 좋은 경영의 산물이며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니 버핏의 말이 옳았습니다.
로버트 비널 <비즈니스 오너 펀드 2021년 연례 주주서한> 中
경쟁 우위라고 표현되었지만, 기업 문화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해자입니다.
로버트 비널이 버크셔 해서웨이 사례를 들어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버크셔는 투자 지주 회사입니다.
오마하에 본사를 두고 90대 초반의 노신사가 경영하는 이 회사는 기업의 100% 혹은 부분 소유권을 인수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회사에 인수되는 회사의 경영진은 대부분의 경우 본인의 안위보다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처음부터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자가 오래 운영하는 기업만을 선별하여 인수합니다.)
지주 회사와 경영진(워런 버핏)은 자회사에게도 올바른 롤 모델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버핏의 경영자로서 임금은 몇십 년간 10만 달러로 동결되어 있습니다.
(*시총 $1T 가 넘는 미국 상장 기업 중 CEO 연봉이 10만 달러밖에 안되는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일할 것입니다.)
경영자가 자신의 임금을 올리는 대신 기업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본보기가 몇십 년 동안 이어지는 회사라면 소속된 임직원도 감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버핏이 강조하는 기업 문화이며, 로버트 비널이 깨달은 바입니다.
아쉽게도 기업이 바른 문화를 형성했는지 외부자로서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2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미 버크셔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가 수십 년간 구축한 바른 기업 문화가 증명된 기업입니다.
다른 기업을 (잘못) 선별하느라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면, 버크셔는 확실한 선택지입니다.
둘, 계속 학습하는 것입니다.
기업 문화는 그 자체로 무형의 것이며, 기업마다 '바른' 기업 문화의 색깔은 다를 수 있습니다.
버크셔의 기업 문화가 올바르다고 해서 애플과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이 동일한 기업 문화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기업 문화가 구축되었는지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자는 자신의 보수를 높이는 대신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자본을 배치하는 사람일까요?
임직원은 마음속에서 자신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를 배치할까요, 자신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도록 에너지를 배치할까요?
물음에 대한 답은 쉽지 않으며, 답은 깊은 탐구와 학습을 해야만 겨우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여 노력하는 투자자에 가깝습니다.
버크셔를 투자하면 되지 않나 스스로에게 물을 때도 많습니다.
돌고 돌아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지속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투자자입니다.
그 과정에서 버크셔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때도 분명 있었으며, 앞으로도 버크셔에 뒤지는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런 버핏을 모방하되 투자의 주도권까지 버핏에게 온전히 넘기길 원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버크셔에 투자의 주도권을 넘길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습니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투자의 세계에서 몇 번의 인생 기회는 주어진다 믿으며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면, 2025년도 기회의 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 문화는 제가 기업에 대해 깊게 공부할 때 살피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로버트 비널의 기업 문화에 대한 코멘트는 의미가 있었으며, 그의 사고 과정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시는 분이라면 로버트 비널의 과거 주주서한은 여전히 귀한 공부거리입니다.
시간 되실 때, 반드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