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카스넬슨 #오노 지로 #단순한 초점 #몰입 #통찰력 기르기
오늘은 일상을 살아가며 느낀 생각을 공유합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고 있는 화요일입니다.
지난 주말에 사두었던 책을 펴기 시작하였습니다.
비탈리 카스넬슨이 쓴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스토아 철학의 색채가 짙게 묻어있는 책이지만, 저자는 의외로 IMA 투자운용사의 CEO입니다.
저자는 러시아계 미국인으로 어린 시절을 러시아(구소련) 서북단 무스만스크에서 보낸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8~13도, 역대 최저 기온이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무르만스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를 상상해 봅니다.
게다가 저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무르만스크는 냉전 시대 구소련이었기 때문에 자유주의 국가에 대한 선동이 난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미국이 간식에 독약을 탄 줄 알았다고 하여 던져버리고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외부와 정보 교류가 차단된 추운 국가에서 살아갈 때, 저자의 어린 시절은 자유주의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하였다고 합니다.
(*제가 구소련 시대 해당 지역에 살았어도 생각이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후에 미국으로 이민 오게 되어 미국이 제공하는 자본주의적 기회와 저자의 투자자로서 열정이 맞물려 카스넬슨은 투자자로서 성공을 더해갑니다.
성공을 더해갈수록 저자는 투자자라기보다 작가, 혹은 철학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책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의 초반부를 읽고 있음에도 느껴집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의 미슐랭 3스타 초밥 장인, 오노 지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몇 년 전,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지로의 꿈>을 보면서 오노 지로의 초밥에 대한 단순하고 명확한 초점과 몰입을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오노 지로의 가게에는 10석의 의자만 놓여 있으며, 미슐랭 3스타 음식점임에도 예약 없이 운영되는 소박한 초밥집입니다.
한 평생 초밥만을 만들어왔음에도 오노 지로는 여전히 최고의 초밥을 완성하기 위해 꿈속에서도 초밥에 대한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의 부제가 지로의 '꿈'인 이유를 알겠습니다.)
후에 오노 지로의 식당은 미슐랭 3스타 식당임에도 예약이 안되기 때문에 미슐랭 3스타 지위를 반납했다고 합니다.
오노 지로에게 미슐랭 3스타라는 명예는 안중에 없습니다.
그의 초점은 오로지 음식점을 찾는 손님에게 최고의 스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맞춰질 뿐입니다.
비탈리 카스넬슨의 삶, 그리고 오노 지로의 삶을 떠올리면 현대 자본주의의 욕망에서 한걸음 물러나게 됩니다.
(*멀리 물러나기엔 저의 역량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코스피 3,800 시대에 구소련 무르만스크의 삶, 오노 지로의 삶을 살펴보는 것은 '자극'이 없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욕망과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자극이 없는 삶'은 그 자체로 귀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투자자로서 주식 투자의 본질에 대해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주식은 기업의 소유권, 즉 기업에 투자자의 자본을 '위임' 하는 것입니다.
위임함은 내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노 지로처럼 한평생 자신의 업에 충실하고, 순수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에 맡기는 것입니다.
신중히 선별하여 가족 자본을 맡긴 후에 기본에 충실한 단순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투자자로서 기본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스피 3,800보다 중요한 것은 순수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기업과 임직원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최고의 호황기 뒤에 언젠가 올 어려운 시기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기가 언제 올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가장 좋을 때 어려운 시기를 미리 생각하는 것,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부정적 시각화'입니다.
미리 대비하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어려운 시기에도 생존과 번영을 계속하는 기업을 처음부터 선별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 투자자로서 할 일은 건강한 습관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것이라도 믿습니다.
제가 삶에서 채울 수 있는 것은 간단한 명상과 독서, 운동, 주어진 행복을 기꺼이 알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온전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각자의 '나'에 주목해 보면 외부의 상황에 휘둘릴 때가 많습니다.
신속한 정보는 좋은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느끼다가 오히려 신속한 정보가 소음으로 삶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이 한걸음 앞서나갈 때, 오히려 나의 속도로 나아가기 위해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
나를 제대로 알고 온전한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만 실천할 수 있는 '空'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투자자로서 제가 할 일을 했으면, 그다음은 단순한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퇴근 후 운동하러 가야겠습니다.
오늘 눈을 떴을 때보다 눈을 감을 때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됩니다.
기본에 충실합시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