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심 탈레브 #스킨인더게임 #진짜 전문가 #실제 세계 작동 원리
오늘은 책을 읽고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오랜만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탈레브의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행운에 속지 마라>를 통해 인간에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만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안티프래질>을 통해 위기와 스트레스가 가해질수록 강해지는 속성과 그 반대에 있는 프래질(fragile)을 비교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스킨인더게임>입니다.
매일 아침 읽는 신문을 볼 때면 세상이 많이 변함을 느끼고, 많은 전문가들이 등장하여 논평합니다.
전문가마다 매일 투자 전략을 조언하기도 하고, 특정 섹터나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며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이 말하고 있는 주식(혹은 기업)에 큰돈을 투자하고 있을까요?
큰 규모의 돈을 투자하고 있을수록 자신의 말에는 큰 무게와 책임이 따름을 자연히 느끼게 됩니다.
펀드 매니저인 김 부장이 자신이 A 기업의 소유권에 10억을 투자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여기에서 김 부장은 한 개인을 의미합니다.)
10억은 개인이 10년 이상 성실히 모은 돈의 총합이며, 이 자산에 따라 자신과 가족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김 부장은 A 기업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되어 있는데, 말로는 수혜 기업(혹은 경쟁 기업)인 B, C 기업에 투자하라고 쉽게 조언할 수 있을까요?
김 부장이 본인은 A 기업에 투자해놓고, 신문에는 B,C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면 우리는 김 부장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죠.
김 부장은 A 기업에 10억의 돈은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김 부장 말의 무게감은 A 기업에 대한 조언뿐입니다.
말에 무게가 실리는 조건은 간단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입니다.
상대방의 조언이 묵직하게 다가올 때는 조언자의 삶이 내가 겪은 위기를 이미 겪었을 때이거나, 위기를 온전히 몸으로 맞았을 때입니다.
먼저 큰 위기를 겪었고, 어렵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극복한 사람이 하는 조언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 때문에 말에 큰 무게가 실립니다.
반면, 아침마다 읽는 신문 (그리고 SNS)에는 그렇지 않은 논평이 과다합니다.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반도체 기업입니다.
AI 인프라 시장이 규모로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황입니다.
이에 따라 삼전, SK 하이닉스에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신문 기사에 기술됩니다.
일단, 저는 두 기업에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두 기업의 가치에 대해 '모른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신문 속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논평합니다.
짧은 생각으로는 두 기업에 투자해야 했던 시기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시점인 2024년 이전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 어려운 시기에 규모의 자기 돈으로 소유권을 보유한 사람이 진짜 전문가입니다.)
2025년 11월, 두 기업은 과거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진짜' 전문가라면 가격이 할인되었을 시기에 규모의 자기 자산으로 투자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진짜 전문가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 행동으로서 말을 줄여도 무게가 실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탈레브는 책상 위에서 말만 하는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그들은 말이 맞았을 때 이익을 보지만, 자신의 말이 틀렸을 때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행정 관료들은 자신의 말에 따라 정책을 만듭니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정책이 '실제 세계'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때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건축가가 지은 다리가 무너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다리를 지은 건축가는 다리 아래에서 같은 방식으로 죽게 됩니다.
응보의 개념이지만, 건축가는 '막중한 책임'을 온전히 몸으로 져야 하기 때문에 인생을 걸고 다리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합리적인 사회'라고 불리지만 잘못에 대한 책임이 면책되는 시스템이 많습니다.
면책 시스템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시스템 안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 사회는 위기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심 탈레브가 말한 프레질한 상황(비 에르고드적 상황)이 발생합니다.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심 탈레브라면 '생존'을 말할 것입니다.
러시안룰렛을 생각해 봅시다.
6발의 리볼버 중 한 곳에 총알이 들어 있습니다.
1번 시도하여 총알이 불발되면 100만 달러를 얻게 됩니다.
이길 확률이 5/6이므로 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맞는 행동일까요?
이겼을 때 100만 달러를 얻지만, 1/6의 확률이 발생하면 인생을 잃기 때문에 이는 '생존'이 불확실한 게임입니다.
생존이 불확실한 투자라면 반드시 피할 것을 나심 탈레브는 강력히 조언합니다.
러시안룰렛은 확률 높은 게임이므로 참여하는 게임이라고 판단해선 안됩니다.
이번에는 한 사람이 6번의 모든 시도에 참여해야 하는 러시안룰렛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5번 이기므로 500만 달러를 얻겠지만, 반드시 1번의 총알이 머리를 향하기 때문에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5/6의 확률로 높은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1/6의 확률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투자라면 시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옵션, 파생, 레버리지 상품 등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스킨인더게임>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선택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르고,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 때에만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운영하는 가족 자산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투자합니다.
투자의 핵심은 특정 시점의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을 보장하는 방식을 유지하며 마음 편히 계속 투자하는 것입니다.
책임감을 느낄수록 행동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행동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기에는 제 능력 범위가 좁기 때문입니다.
책임질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두면 흔히 주식 투자자의 행동이라고 여기는 '매매 행위'를 극단적으로 낮추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장기적인 수익은 규모로 증가함을 체감합니다.
나심 탈레브의 책은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리스크가 가득한 투자 세계에서 적절한 안전장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기회로 위장한 리스크는 무엇이고, 리스크로 보이는 진짜 기회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투자자 스스로 찾아야 하는 몫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안티프래질'해질 수 있다면 충분히 겪을 만한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독자님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저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