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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삶의 심리학 mind Jul 23. 2020

원격 심리학, 어디까지 왔니?

송현주 서울여대 심리치료학과 교수

COVID-19로 인해 비대면의 시대가 갑작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비대면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심리 서비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비대면의 일상화


COVID-19 팬더믹(Pandemic)이 모든 사람들을 패닉(Panic)하게 만들기 시작한 지 벌써 7개월이 되어 가고 있다. 길어야 2-3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상황의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화상회의, 재택근무, 사회적 격리와 마스크의 일상 착용 등 많은 변화를 강요받았고 이제는 설사 종식이 되더라도 이전으로 그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심리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Pubmed 검색 기준으로 ‘원격의료(telemedicine)’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 이후로 지속적으로 발표되어 왔고(1977년도와 1984년도에 각 한편씩 발표되었음), 최근 기술발전과 더불어 심리치료 분야에서 중요성이 더 높아지기는 하였으나 대면 심리치료에 부차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COVID-19로 인해 이제는 심리치료의 주요 형태가 되고 있으며 COVID-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비대면 심리치료의 편의성을 경험한 사용자들은 쉽사리 대면 심리치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원격 신경 심리학의 가이드라인


원격 심리학(Telepsychology)은 심리 치료뿐 아니라 심리 평가 영역까지도 진입하였다. 최근에는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뇌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과 관련된 Emory University neuropsychology 프로토콜이 발표되었다(Hewitt & Loring, 2020). 이밖에도 미국심리학회, 하버드대학, UCLA, Texas대학, Florida대학 등 미국 내 다양한 기관들이 연합하여 COVID-19에 대응하여 원격 신경 심리학(Tele NeuroPsychology; TeleNP)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다(Robert et al., 2020). 


미국심리학회에서는 이미 2013년부터 원격 심리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게재하고 있다(https://www.apa.org/practice/guidelines/telepsychology.). 이 중 심리 평가에 대하여 임상심리학자는 원격 도구를 사용하여 실시한 검사와 대면으로 실시한 검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책임지고 설명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013년 가이드라인은 원론적인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면 2020년 가이드라인에는 매우 실제적인 내용들(자격증 관련 사항, 참가 동의, 검사비 환급 문제, 화상 도구 등 관련 기술적 사항 등)이 기술되어 있어 현재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은 현실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서두에서부터 매우 분명하게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COVID-19 상황에서 특별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므로 기존 검사의 완전한 대체가 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며 이 부분을 환자에게도 정확하게 밝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아래의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수행하게 한다.


표준화된 검사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수정되어 시행될 것이다
이로 인해 진단적 결론과 치료 방향 제시의 정확도가 저하될 수 있다.
원격 신경심리검사 결과는 특정 기관에서는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


비대면 심리학 서비스의 시대, 임상 심리학자의 새로운 책임


그러나 현재 기술발전 수준을 감안할 때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경심리평가의 비대면 전산화는 더욱 가속화되어 머지않아 기존 검사를 대체할 수준의 검사들이 출시될 것은 매우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COVID-19가 종식되어도 기존 대면 신경심리검사들의 수요는 점차로 감소되고 어느 순간에는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FDA에서 reset(물질중독치료), Endeavor RX(ADHD 치료)와 같은 디지털 치료제를 승인하였다. 디지털 치료제들은 원격의료의 핵심이 되는 요소들이다.


바야흐로 비대면 심리학적 서비스의 시대이다. COVID-19로 인해 기존의 모든 심리치료와 심리평가는 비대면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지점에 매우 급속하게 도달하였다. 우리는 충분한 심리적, 기술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심리 전문가로서 책임감 있는 심리학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우리는 가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어느 때보다도 서로 힘을 모아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비대면 도구를 잘 활용해서 협력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mind


    <참고문헌>  

Hewitt, K. C., & Loring, D. W. (2020). Emory university telehealth neuropsychology development and implementation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The Clinical Neuropsychologist, 1-15.  DOI: 10.1080/13854046.2020.1791960.


Bilder, R. M., Postal, K. S., Barisa, M., Aase, D. M., Cullum, C. M., Gillaspy, S. R., ... & Morgan, J. M. (2020). Inter Organizational Practice Committee Recommendations/Guidance for Teleneuropsychology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Archives of Clinical europsychology,  acaa046. DOI: 10.1080/13854046.2020.1767214


송현주 서울여대 심리치료학과 교수 | 임상심리 Ph.D

임상심리학 주제 중 조현병 환자의 회귀억제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하고 gamification을 활용한 조현병 위험집단에 대한 인지재활치료로 박사후 과정을 하였다. 현재 서울여대 심리치료학과(특수치료 전문대학원)에 재직하고 있다. 임상심리학에 중심을 두고 신경과학을 융합하는 연구에 주요 관심을 두고 있으며 주의력, 실행기능, 인지조절력과 정신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신장애의 조기진단과 치료적 책략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앱기반 아동 청소년 대상 일차 심리평가 게임 '코콘'을 개발하였고 가상현실을 활용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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