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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삶의 심리학 mind Jul 29. 2020

웃으면 정말 어려 보일까?

이수진 한림대 심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온라인 심리학 잡지 ‘내 삶의 심리학 Mind’에 업데이트되는 다채로운 기사들을 살펴보자. 상당한 글들이 얼굴, 표정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 얼굴 표정은 풍부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아주 중요한 자극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소개했던 것처럼 슬픈 표정은 우리를 더 살찌워 보이게 할 수 있으며, 또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미소 짓는 표정이 우리의 매력, 호감도를 올려줄 수도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웃는 얼굴을 즐겨 그렸던 네덜란드 여류화가 레이스테르의 작품이다.


그렇다면 어려 보이는 것이 매력적인 것과 동일어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때 (물론 이는 안티에이징을 넘어 리턴 에이징에 집중하는 뷰티 산업계의 프레임일 수는 있다) , 나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미소가 나를 어려 보이게도 해 줄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이 주제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결과가 관찰되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일부의 연구들은 웃는 표정이 다른 표정보다 우리를 더 어려 보이는 얼굴로 만들어준다는 결과(예. Hass, Weston, & Lim, 2016)


왜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걸까? 이 원인으로 2018년, Ganel과 동료 연구자들은 실제 지각과 일반적인 우리의 신념의 차이를 지목하였다. 즉, 웃음의 긍정적 효과 혹은 젊은 사람이 더 잘 웃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다음의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자극 예시

먼저 연구자들은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동일한 얼굴(평균 연령 25세, 남성 30명, 여성 30명)에 대해 각각 웃음, 중립, 놀람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 자극 180장을 수집하였다. 41명의 참가자들은 제시된 각각의 사진 속 얼굴의 지각된 연령을 평가하였다(즉시적 평가, direct evaluation) 참가자에게 할당된 자극이 모두 제시되고 연령을 보고하는 과제가 완료되면, 과제 수행 중에 제시되었던 자극 중에서 웃는 표정이었던 사람들, 중립 표정이었던 사람들, 놀란 표정이었던 사람들의 평균 연령을 추정하도록 하였다(회고적 평가, retrospective evaluation)

사진자극에 나오는 인물 연령에 대한 즉시적 평가 vs 회고적 평가

연구 결과, 위 그래프와 같이 사진 자극에 대한 연령을 직접 평가한 경우(즉시적 평가)

또한 즉시적 평가에서 놀란 표정을 지을 때, 중립 표정을 지을 때보다도 낮은 연령으로 보인다고 응답하였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놀란 표정의 얼굴은 자극 특성상 중립 표정보다도 주름이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웃는 얼굴이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이유가 주름 때문이라고 주장했던 Ganel(2015)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라 하겠다.


즉, 연령 지각에는 상반된 두 가지의 특징이 관여한다.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의 경우 그 자체가 우리의 연령 지각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면(상향적, bottom-up 처리), 웃음과 긍정적 특성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신념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기대'와 같은 고차원적인 인지적 정보가 우리의 연령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하향적 top-down 처리). 같은 얼굴을 보고도 서로 다른 처리 방향을 갖는 두 가지 특징(상향적 요인, 하향적 요인)이 연령 지각에 있어서 상반된 결과(연령 감소, 연령 증가)를 이끌어내는 것을 보여준 본 연구는 연령 지각에 있어서 미소가 갖는 상반된 효과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였다.


미소는 한 사람을 늙어 보이게도 젊어보이게도 만들 수 있다. (반은 농담이지만,) 지금 젊어 보이고 싶다면 미소보다는 놀란 표정을, 내일 젊어 보인 것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미소를 지어보자.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mind


<참고문헌>  

Ganel, T. (2015). Smiling makes you look older.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22(6), 1671-1677.

Ganel, T., & Goodale, M. A. (2018). The effects of smiling on perceived age defy belief.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25(2), 612-616.

Hass, N. C., Weston, T. D., & Lim, S. L. (2016). Be happy not sad for your youth: The effect of emotional expression on age perception,11(3), e0152093.


이수진 한림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한림대 대학원 심리학과 박사 과정 재학 중. 매력, 시청각연합과제, 시지각학습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질의 연구화를 모토로 삼고 있는 한림대 지각심리연구실 구석에서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와 이야기를 지각심리학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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