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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피칼 오렌지 Jan 06. 2020

해외취업 직장인, 서른이 되다

흐르지 않을 것 같던 시간. 똑같은 계절. 어느새 6년차 해외생활.

올해 2월이 되면 나는 부정할 수도 없이 만으로도 서른이 된다.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나이가 갖는 의미는 나에게 그렇게 크지 않다. 해외에서 살게 되면서는 더욱 그랬다. 특히나 주변 사람들은 앞자리 4로 바뀌어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해서 다들 어화둥둥 어린애로 보곤 했으니.


내가 '나이를 먹는구나' 라고 느끼는 순간은 한국과의 접점이 있을 때이다. 가까운 친구들의 결혼, 출산, 아이의 돌잔치. 기쁜 소식과 반대의 메세지도 받고는 한다.


정말 큰 '변화'의 한 해였던 2019년. 갑작스레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아,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그 어느때보다 크게 다가왔다. 여러 병명들로 전해지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점차 늘어가면서,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세월의 흐름이 빠르고 깊숙히 날아와 박힌다.


기쁜 소식만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은가보다.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별 다른 느낌이 없었다. 일 년 내내 계절의 흐름이 없는 곳에서 살다보니 시간의 흐름도 와닿지 않는다. 이직, 커리어, 경제적 여유, 여행, 취미생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 어느덧 6년. 아, 되돌아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한 해가 지날 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갈텐데, 앞으로 맞게될 두려운 소식들을 준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맞게될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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