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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Mar 20. 2024

[경제경영]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마케팅 책 추천


나는 읽는 것만큼이나 워낙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글쓰기 책이라면 무조건 기웃대고 본다. 그러다 보게 된 또 하나의 글쓰기 책이 이 책이다. 브랜드와 관련된 책이라길래 카피라이팅에 관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소한 BX 라이팅이라니.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저자 김일리는 브랜드 마케터다. 브랜드 개발에 핵심 콘셉트를 발굴하고 다듬는 일을 한다. 강연 프로그램 <클래스 101>로 BX 라이팅을 알렸다. 그리고 '글이 가진 힘을 믿는 이들에게 브랜딩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글과 브랜딩이 만났을 때 폭발하는 시너지를 느껴보라 한다. 명료한 글에 은근 기대감이 높아진다.




"목적이 수단을 결정할 때도 있지만 수단이 목적에 영향을 주는 일도 참 많다." 8쪽, 프롤로그


멋진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결과만 만들고 보자는 흐름에선 수단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을 텐데, 수단이 정해지고 목적을 향하다 보면 되레 잘 풀리는 경험을 하기도 해서, 아니 많아져서 그런지 그냥 흘려 듣게 되지 않았다.


BX 라이팅(Brand Exprerience Writing)은 브랜드가 펼치는 모든 활동과 경험이란 의미로 정의한다. 여기에 페르소나(인격), 화법, 언어의 세 가지 영역으로 확장하면 좀 더 원하는 표현을 잘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브랜드 키워드를 찾는 여정은 그럴듯한 단어들로 포장하는 게 아니라 숨어 있던 본질적 요소를 하나하나 끄집어내 각자의 위치에 되돌려 놓는 과정이 아닐까도 싶어요. 그래서 단순히 키워드를 정의 한다는 표현보다 '발굴' 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요." 52쪽, 긴 항해의 나침반이 되어줄 브랜드 키워드 발굴하기


BX 라이팅 전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하다 꼽을 만큼 '브랜드 키워드 찾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저자의 설명은 이 분야에 문외한이라서 엄청 이해되거나 피부에 확 와닿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오호, 라는 감탄이나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식의 모험을 암둔 사람처럼 기분 좋은 흥분감이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밝힌 것처럼, '그냥 책을 읽는다'가 아니라 그와 '회의를 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확실히 든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식이 아니라 그의 차근차근한 설명을 듣고 골똘히 생각을 펼치게 된다. 그런 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우선 나 자신을 브랜드화 해보고 싶고 키워드를 발굴하고, 메니페스토로 정의해 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댄다.


예전에 읽었던 나하나의 책 <일터의 설계자들>에서 '우아한 형제들'의 사내 분위기를 접하면서 이런 회사에 근무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 27년 동안 일터에서 고군분투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분위기라서 부러웠다.




11가지 방법 정도로 일을 신나게 창의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게 믿기 힘들지만 읽다 보면 부정할 수 없는 기발함이 있다. 한편 재치 속에 담긴 궁서체 같은 진지함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그중 11이 눈에 띄었다. 현재의 내 상태와 완벽하게 일치하는데 떠나야 할 타이밍이라니 고민이 든다.


"조금은 뜬금없는 활동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브랜드를 향해 이런 미래형 질문들, 상황 변화형 질문들을 던지는 것은 아주 중요 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 지거나 과거에 비해 매력도 혹은 충성도가 급격히 하락한 브랜드를 보면 그 필요성이 더 절실히 느껴지죠." 177쪽, What-If 워크숍을 시작해 보자


요즘 드라마나 미디어를 보면 복지가 돌봄으로 등치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와 결을 같이해 '장애인 복지의 미래'라는 화두로 세미나나 워크숍들이 열리곤 하는데 어쩌면 What-If 기법이 얼마간 해법을 찾아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카콜라나 할리데이비슨 같은 저자가 알려주는 사례를 눈여겨 보게된다.



208쪽, 브랜드 슬로건을 정하는 방법


캬, 기발하다 못해 팬덤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로 슬로건 하나에 잉어빵이 고급지게 느껴진다. 도대체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황금 잉어빵은 리어카에서 만들어지는 황금 잉어빵과는 어떤 차이가 날지 꼭 먹어보고 싶지 않은가. 그 달리는 연구소는 오늘 어디에서 팬덤을 만들고 있을까.


"글이든 콘텐츠든 정작 중요한 건 분량이나 포맷 자체가 아니라 그 형태에 접근하는 관점과 마음가짐이다." 241쪽, 긴 글쓰기와 스토리텔링


마음가짐이라니. 나는 늘 언제나 짧든 길든 글에는 진심인데 누구 하나 눈여겨 보는 사람이 없다. 열에 아홉은 내가 생각해도 '잘' 썼다는 생각도 갖기 쉽지 않아서 저자의 코칭을 차근차근 따라 가다보면 내 글쓰기도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 된다.


292쪽, 우리 브랜드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Next Word는?


분명, '다음'이라는 이 주제는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는 중요한 화두다. 장애는 생애 주기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고, 특히 인구가 노령화로 접어 들면서는 장애는 더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장애'만 특화된 복지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런 변화에 적응할 다음 키워드를 찾는 것은 분명 시급한 숙제다.


이 책은 딱히 브랜드에 국한한 마케팅 책이 아니다. 브랜드가 왜 브랜드로 회자되는지 또 어떻게 강화되는지 같은 특정 상품에 대한 브랜딩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조직이나 개인의 브랜딩에도 도움이 된다. 이 책,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을 사람은 없겠다. 마케팅 하는 사람도 관계없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2쇄를 위한 지적, 43쪽 9줄 발저 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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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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