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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Apr 10. 2024

[인문] 쉽게 읽는 정신역동과 가족

온전한 개인으로 성장 가능하게 할 지침서

저자 김수연은 사회가 성숙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개인이 행복해야 하고, 가족이 건강해야 한다고 믿는 상담 전문가이자 부산장신대 교수이자 부산 우리가족아동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전작 <쉽게 읽는 보웬의 가족 치료>를 읽었었다. 복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가족의 구성이 개인의 역동에 미치는 현실을 자주 목도하는 것을 실감했던 책이어서 이후 책인 이 책을 선택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이 책은 가족 내에서의 '나'를 집중해서 바라보는 정신역동에 관한 부분을 다룬다. 프로이트 딸인 안나 프로이트의 자아심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자의 이론을 배경으로 한다. 그중 자아가 건강한 사람도 여러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는 설명이 생소했다. 그런 사람들은 성숙한 방어를 사용하며, 또 다양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하는데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A와 그렇지 못한 C의 사례는 좀 놀랍다.


아울러 본능보다는 관계로 바라보는 대상관계이론에 공감 된다. 어린 시절 아이에게는 엄마의 젖을 빨고 음식을 먹는 만족보다는 엄마의 심장소리나 온기 같은 애착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의 대상관계이론과 이어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부부와 가족을 다룬다. 대상관계이론은 '대상'에 주목하고 '관계'를 강조한다.


26, 27쪽


의존기에 대한 설명에서 전후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 대한 스피츠의 연구는 모성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입양 제도가 활성화 되었다는 설명에 좀 놀랐다.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 먹을 것이 있는 아동보다 엄마의 결핍이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였다는 연구는 그렇다지만 엄마라고 다 모성을 갖춘 것도 아닐 텐데.


관계에서 서로 심각하게 의존적이라는 것은 건강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갈등 없는 관계는 불가능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상대에게 바라는 점이 않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않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애정의 강도이며 의존의 반대는 독립이라 설명하는데 공감하며 읽는다. 요즘 데이트 폭력이 판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구먼. 결국 과유불급은 진리인 듯.


또, 박탈감 혹은 적개심과 관련된 욕구에 대한 설명도 빠져들어 읽게 된다. 의존 욕구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욕구를 표현하며 산다는 것은 생애 주기에 맞는 박탈과 점점 가짓수가 늘어나는 경험해야 하고 그런 경험 없이 성장한 경우 부모의 잘못된 양육으로 의존 욕구에 매달려 박탈의 기회를 빼앗기는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 이는 자녀의 성장과 독립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부모가 내가 못 누린 것을 다해주겠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 붓는 게 능사가 아니란 말씀이다. 음, 이 대목에서 우리 모친이 자신이 못 배운 한을 아들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데 인생을 걸었던 이유가 설명이 된다.


2장 정신역동에서 아동기에 형성된 정신역동과 관련한 설명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문제이기도 한 아동학대 피해자를 왜 생존자라 표현하는지 이해 됨과 동시에 생존자가 겪는 지금-여기를 살지 못하고 그때-거기에서 허덕이는 이유도 공감하게 된다.


50쪽


이처럼 정신역동은 후천적 기질로 설명되고 엄마(모성)와의 상호작용이 큰 6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설명하는데 이때가 스스로 욕구 충족이 될 수 없는 가장 무력한 시기라는 것이 이유다. 특히 3세 이전의 문제는 정신병적, 3~6세는 신경증 문제를 유발한다고 덧붙인다. 이 대목에서 복지관에서 마주하는 이용인이나 내가 양육하고 있는 두 녀석들의 정신역동이 은근 불안해졌다.


이 책은 정신역동과 관련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다루며, 그 내용에 대해 독자가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동을 체크하고 연습할 수 있게 돕는다.


61, 86, 134쪽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꼭 자기검열을 받는 기분으로 정신역동의 성격 유형이나 여러 심리 유형에서 나는 어떤 유형인지를 찾아 내려 혈안이 된다. 심지어 그 유형이 혹 (사회적 인식이)좋지 않다면 아니라 부정하며 다른 이유를 찾는 유치뽕짝 짓거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막연하게 심리에 대한 이론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가족 내에서 개인이 갖는 정신역동과 관련한 이론을 사례에 대입해 쉽게 풀어주고 있어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독자라도 '나'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정신역동과 관련해 이만한 책이 있을까 싶다. 사실 내용은 전문적이지만 전문적이지 않은 독자가 읽을 만큼 친절해서 대학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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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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